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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미, 반일 두 70대 이수혁과 조정래…나라가 당신들 것 아니다


입력 2020.10.14 09:00 수정 2020.10.14 08:40        데스크 (desk@dailian.co.kr)

미국 말고 중국 선택하자는 듯 말하는 사람이 주미대사 맞나?

2020년대에 반민특위 열변 토하는 소설가의 소름 돋는 ‘광기’

이수혁 주미한국대사(왼쪽)와 조정래 작가 ⓒ 데일리안 이수혁 주미한국대사(왼쪽)와 조정래 작가 ⓒ 데일리안

노무현 시절만 해도 사회의 오랜 금기((禁忌)를 깨는 말은 아무나 하지도 않았고, 언론에 자주 나오지도 않았다. “반미 좀 하면 어떻습니까?”라거나 “그 놈의 보수”라고 말 해버린 사람은 바로 대통령 노무현 자신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는 친문 패거리는 물론 친정부, 진보좌파 완장 찬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아무 말이나 하는 세상이 됐다. 보수우파라 할 것도 없는,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그냥 보통 사람들, 세상을 그저 평화롭게 타협하며 별 걱정 없이 살고자 하는 국민들로서는 이런 ‘세상 뒤집는’ 주장을 듣는 마음이 참 불편하고 불안할 뿐이다.


엊그제 두 70대(공교롭게도 두 사람의 출신 지역이 전북 정읍과 전남 승주(순천)이다) 외교관과 소설가가 다수의 일반 국민들을 심란하고 착잡하게 했다. 주미대사 이수혁(71)은 국감 화상 답변에서 “70년 전 미국을 선택했다고 앞으로도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자다가 산통 깨는 말을 했고, <태백산맥> 작가 조정래(77)는 “일본 유학을 갔다 오면 친일파, 반역자가 된다”라고 중고생도 듣다가 깜짝 놀랄 주장을 했다.


먼저 이수혁이라는 사람에 대해서부터 살펴보자. 한국의 주미대사는 장관급인데, 외교관 중 최고 요직으로서 사실상 장관 이상 가는 스타 보직이자 정권 교체 후 논공행상(論功行賞, 공의 유무나 대소를 따져 그에 알맞은 상을 줌)으로 큰 주목을 받는 자리이다. 외무부장관을 그만둔 다음 주미대사를 한 이(한승주)도 있고, 국무총리까지 지낸 사람들(한승수, 이홍구)이 주미대사가 된 적도 있다.


이수혁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와 유신정권 때 외무고시에 합격한 직업 외교관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비서관으로 발탁된 뒤 국정원 1차장을 거쳐 국회 비례대표(선순위자 사망에 따른 승계) 의원까지 지낸, 공무원에서 진보좌파 정권 인사가 된 반 외교관 반 정치인이다. 그가 어떻게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주미대사가 되는 영광을 누리게 됐는지는 출신 지역과 이런 이력들에 비추어 짐작하기에 어렵진 않으나 역대 주미대사들의 화려한 면면에 비하면 의외이고 의아한 점이 없지 않다.


그런 의문에 대한 답을 이수혁은 올해 공개적인 자리에서 두 차례 자신의 대미 입장 피력을 통해 스스로 밝혔다. 지난 6월 특파원 간담회에서 “우리가 (미중 사이) 선택을 강요받는 국가가 아니라 이제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국가라는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해 “한국은 이미 수십 년 전에 민주주의를 받아들일 때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고 하는 미 국무부의 반박성 논평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그가 이번에 또 선택론을 제기, 미국 정부가 또다시 “지난 70년의 동맹 관계와 역내 전체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미가 이뤄온 것들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대사 발언에 의한 한미관계 ‘균열’을 때우는 한편 대중국 동맹 전선 구축 강화 차원의 반박 입장문을 내게 했다.


이수혁은 그를 주미대사에 앉힌 정권에 보답하고 정권의 뜻에 따르기 위해 반미하고 친중하기로 태도를 처음부터 정한 것인가? 물론 그는 국회 답변에서(초선의원 출신인 그는 국회에서 고압적이고 훈계적인 태도로도 비판을 많이 받았다) 진의는 그게 아니고 한미동맹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부연했지만, 그의 말은 이미 주워 담을 수 없는 것이 됐으며, 핵을 보유한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한 묶음으로 보는 보통 국민들(친문 진보좌파들은 이를 수구냉전 의식이라고 본다)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고 이 정권이 나라를 어디로 끌고 가려고 저런 사람을 주미 대사로 시켰나 하며 놀라워하고 있을 따름이다.


대사의 이런 위태로운 발언 후에 그의 부하 직원들이 근무하는 주미 한국 대사관이라는 곳에서 낸 해명문 또한 국민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주미대사관에서 알려드립니다>라는 글은 “(이 대사 발언의 취지는) 한·미동맹은 70년 전 맺어진 과거의 약속뿐만 아니라, 양국이 공히 공유하는 가치와 이익에 기초하기에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유지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친절하게 변명해 주었다.


지금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다. 세계 초강대국이며 과거에 자국을 결정적으로 도왔고 앞으로도 도움이 크게 될 나라에 대표로 가 있는 사람이 그 관계를 해칠 수 있는 말을 함부로 하고 ‘그 말은 그 말이 아니었다’고 그 직원들이 해명을 하는, 동네 필부필부(匹夫匹婦, 이름 없는 남편과 아내. 평범한 사람들)도 그렇게 하면 비웃음을 살 웃지 못 할 코미디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조정래다. 그의 나이 77세를 감안하더라도 엊그제 ‘일본 유학이면 무조건 친일파, 민족 반역자’ 발언은 논객 진중권이 말한 대로 그 ‘광기’와 집착에 소름이 돋을 지경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가 2020년 10월이란 걸 조정래여, 알고 있기는 하는가? 그대의 그런 말을 듣고, 강남에 빌딩을 사고 운전기사 둔 자가용 두고 자식들이 그 저작으로 먹고 살게 해줬다는(이상 <나무위키> 인용) 베스트셀러 <태백산맥> <아리랑> 등에 역사 왜곡 부분이 많다는 보수 진영의 지적이 맞겠다는 생각을 한 사람들이 매우 많았을 것이다.


진중권의 광기 지적에 집권 민주당의 상근 부대변이란 사람이 “(마음대로 지껄이고 사니) 요새 살맛 나지요?”라고 조롱, 안 벌어도 될 매를 벌고 안 벗어도 될 옷을 벗었다. 조정래가 자기들 편이고 자기들과 생각이 같은 말을 한 것임을 자인한 꼴이다. 우리가 이런 사람들이 끌고 가는 나라에 살고 있다.


일본은 배울 것이 많은 나라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일본과 일본인 얘기를 하면서 흔히 듣게 된다. 일본은 세계의 선진국들에서 가장 호감을 갖는 아시아 국가들 중에 하나이다. 이런 객관적 사실을 굳이 무시하고 증오심만 키우고 과거를 들춰내 자학하기만 한다면 우리 모습이 너무 초라하다. 그래서 우리 선배들은 극일(克日)이라는 말을 강조했다. 반일이 아니고 배워서 끝내 그들을 이기는 것이 정답이라는 가르침이다. 여기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들이 친문 말고 몇이나 된다고 보는가?


2000년대 들어 원전 사고 등으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일본에는 전체 유학생의 10% 정도가 한국에서 오고 있다. 그들은 과학, 공학, 문학 분야에서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종합 선진국에서 공부하고 와, 그 옛날 기라성 같은 선배들(조정래나 친문들 눈에는 친일 토착왜구이다)이 그랬던 것처럼 나라와 자신, 가족을 위해 일하며 살려는 꿈을 안고 현해탄을 건너는 것이다.


그런 그들에게 친일파, 민족 반역자라니...조정래여, 당신은 정말 제정신인가? 그리고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를 부활하자라니...대한민국 시계를 72년 전의 정부 수립 초기 그 난장판으로 돌리자는 것인가? 문재인 정권이 같은 사람들만 아니라면 당신의 말은 실소(失笑)로 그쳤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조정래와 이수혁이 아무리 가지 말고 오지 말라고 해도 한국 부모와 자녀들 중에 미국이나 일본으로 가고 싶어 하는 숫자는 충분히 많다. 그들 중에는 강남좌파들도 당연히 포함된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들이 뭘 몰라서가 아니고 잘 알아서 그런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다.


좀 살게 됐다고 자존심 내세우고 허세로 콧방귀 끼어서 얻을 수 있는 건 많지 않다. 현명해야 하고 외교적이어야 하며 언제나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게 배우려고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당신들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모자라고 어리석은 백성들의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을 부디 헤아려서 언행에 신중해주기 바란다.


그 모자라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70년이 지난 지금도 그렇듯이 앞으로 50년 후에도 반미와 반일 타령이 계속될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끔찍하다.


ⓒ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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