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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기획┃공연 영상화의 과제①] 생중계부터 영화·웹뮤지컬까지…공연의 영역확장


입력 2020.10.14 09:49 수정 2020.10.17 18:2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네이버TV 후원라이브 ⓒ네이버TV 후원라이브

올해 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가 전 세계의 모든 일상을 바꿔 놓으면서 공연계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대면 공연이 사실상 불가능한 경지까지 이르자 공연계는 이전부터 꾸준히 논의되어 왔던 영상 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공연 영상화를 부추긴 셈이다.


코로나19 이전, 해외에서는 2006년 시작된 ‘메트:라이브 인 HD’와 2009년 ‘NT라이브’가 온라인 유료 공연을 꾸준히, 그리고 성공적으로 이어왔고, 국내의 경우도 계속해서 공연의 영상화를 시도해왔다. 예술의전당은 ‘싹 온 스크린’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13년부터 예술 콘텐츠를 시간과 거리의 제약을 넘어 대형 스크린으로 통해 영상으로 즐길 수 있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싹 온 스크린’은 UHD 고화질 영상과 5.1채널 입체 서라운드 음향으로 아티스트의 생생한 표정과 몸짓, 현장감 넘치는 소리는 물론, 10여 대의 카메라로 다각도에서 담아내는 역동적인 화면으로 객석에서는 볼 수 없는 무대 구석구석과 공연의 뒷이야기들을 공개해왔다. 그간 공연의 영상화는 공연을 볼 수 없는 환경에 있는 이들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것을 주요 목표로, 공연 실황을 중계해왔다면 최근 예술의전당은 ‘스테이지 무비’(Stage movie)라는 이름으로 연극 ‘늙은 부부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냈다.


서울예술단도 지난 6월 22일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의 2015년 버전 영상을 스트리밍하면서 ‘감동후불제’라는 이름으로 부분 유료화를 시도했고, 지난달 28일과 29일에는 이 작품을 네이버TV 후원 라이브채널을 통해 송출했다. 단순히 공연을 중계하는 것을 넘어 현장 예술로서의 속성을 가진 공연을 영상기술과 결합하면서 충분히 부가가치로서의 확장성을 보여준 사례다.


상반기만 하더라도 민간 기획사들 사이에서는 ‘공연의 영상화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던 터다. 영상화 사업에는 많은 비용과 기술적인 과정들을 필요로 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공연도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시도하기엔 다소 무모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지금은 국공립 극장을 시작으로 일부 대형 민간극장을 중심으로 온라인 유료 공연 시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EMK뮤지컬컴퍼니는 추석연휴였던 10월 3일과 4일 뮤지컬 ‘모차르트!’의 비대면 라이브 공연을 네이버 브이 라이브(V LIVE)를 통해 유료 상영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EMK엔터테인먼트(EMK뮤지컬컴퍼니의 자회사)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업 샌드박스네트워크(이하 샌드박스)와 협업해 새로운 콘텐츠의 장르는 ‘웹 뮤지컬’을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웹(World Wide Web의 줄임말)과 뮤지컬의 합성어인 ‘웹 뮤지컬’은 문자 그대로 웹을 통해 만날 수 있는 뮤지컬을 말한다.


EMK엔터에 따르면 웹 뮤지컬은 전체 공연을 상영하는 온라인 생중계와 대비해 비교적 짧은 영상으로 구성되어 있는 숏폼 콘텐츠 형태로 제작될 예정이다. 숏폼 콘텐츠는 언제 어디서든 부담 없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짧은 분량의 영상 콘텐츠로 이용자들의 쉬운 접근은 물론, 빠른 확산까지 동시에 이루어지는 강점을 가진다. 뿐만 아니라 접근성이 좋아 높은 진입장벽으로 뮤지컬 장르에의 접근이 어려웠던 대중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예술단 김아형 과장은 “앞서 무료 상영회 등을 진행하면서 온라인 공연이 오프라인 공연에 분명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고, 대중들의 달라진 의식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중은 이미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연을 분리해서 보고 있다. ‘돈을 주고 볼 만한 영상’이라면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볼 준비가 되어 있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공연들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면서 공연 영상 콘텐트의 물꼬를 텄다는 평이다. 특히 공연에 크게 관심이 없거나,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영상화를 통해 보다 쉽게, 저렴한 비용으로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다. 앞으로의 과제는 이를 공연계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냐는 점이다.


하지만 한 공연 관계자는 “아직 나중을 논하긴 힘든 시점이다. 물론 최종적으로는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를 만들고, 공연계의 파이를 키우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 “기본적으로 온라인 티켓 가격의 안정화,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침해 규정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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