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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은 부진, 온라인은 상생에 발목…화장품 업계의 딜레마


입력 2020.10.22 07:00 수정 2020.10.21 16:36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큰 손 중국 관광객 감소에 매장 매출 뚝

코로나19로 내수 판매도 부진

대세가 된 온라인몰, 매장 가격과 격차 커지면서 가맹점 반발도 커져

가맹점주들 "온·오프라인 가격 차가 매출 부진 가장 큰 원인"

서울의 한 에뛰드 매장.ⓒ독자제공 서울의 한 에뛰드 매장.ⓒ독자제공

화장품업계가 사면초가에 직면했다. 유통 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판매 채널 전략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온·오프라인 사이 발생하는 가격 차이로 인해 본사와 가맹점 간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어서다.


22일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에이블씨엔씨 등 주요 화장품 브랜드숍 오프라인 매장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더페이스샵의 매장 지난해 말 598개에서 현재 551개로 줄었다.


2018년 말 기준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 매장은 1186개, 이니스프리 매장은 750개, 에뛰드 매장은 321개였으나 지금은 각각 880개, 546개, 170개만 남았다.


에이블씨엔씨의 브랜드인 미샤의 매장 역시 같은 기간 550개에서 482개로 감소했다.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은 521개에서 470개로, 토니모리는 517개에서 487개로 각각 줄었다.


화장품업계는 2017년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성장세가 꺾인 후 전반적인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면세점 매출 비중이 큰 탓에 중국 단체 관광객 감소에 따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뿐만 아니라 서울 명동 등 국내 주요 상권에 위치한 오프라인 매장과 백화점 등 대형 유통채널 매출 하락도 피할 수 없었다.


여기에 올 들어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까지 겹치면서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마스크가 필수품이 되면서 화장품 수요가 감소한 탓이다.


화장품업계는 오프라인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자사 온라인몰을 중심으로 직접 판매 전략을 펼치거나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온라인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 간 경쟁 심화로 오프라인 매장 판매 가격과 격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오프라인 매장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침체가 길어지는 오프라인 매장은 물론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집중하고 있는 온라인 채널에서도 발목이 잡힌 셈이다.


가맹점주들은 온·오프라인 공급가를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 가격 정책’으로 생존 위기에 내몰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요 브랜드 제품이 가맹점보다 주요 이커머스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되면서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이들의 불만이다.


이에 더해 본사가 할인가격을 적용한 온라인 판매 전용상품까지 내놓으면서 가맹점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전국 화장품 가맹점 연합회 관계자는 “동일한 제품이 오프라인 매장보다 온라인몰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는 것이 오프라인 매출 부진의 가장 큰 문제”라며 “가맹점에 대한 제품 공급가는 일반적으로 제품 정가의 55%인데, 오픈마켓 등 온라인몰에서는 공급가보다도 싼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어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화장품기업 본사에서는 가맹점을 위해 여러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가맹점 재고상품을 다시 사들이고, 직영 온라인몰의 수입을 가맹점과 나누는 등의 내용을 담은 총 60억원 규모의 상생 지원안을 내놨다.


LG생활건강과 에이블씨엔씨, 토니모리도 직영 온라인몰의 수익을 가맹점과 공유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3월과 7월,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 3~4월에 가맹점 월세를 지원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산업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핵심은 구매방식의 변화”라며 “다양한 혁신과 시도를 통해 가맹점과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동반 의식을 가지고, 현 시장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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