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하반기 대목 '할로윈' 코앞…유통가, 기대 속 우려 교차


입력 2020.10.27 07:00 수정 2020.10.26 16:20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유통·식품업계, 오프라인 행사 대신 온라인 행사로 대거 전환

매출 상승 기대감 높지만, 제2이태원 사태 발생할까 불안감도

지난해 할로윈 분장을 한 모델들이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몬스터 할로윈' 행사를 홍보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롯데쇼핑

매년 국내에서 10만 여명이 참여하는 할로윈 데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유통·외식업계를 중심으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이번 행사가 얼어붙은 소비 심리의 불씨를 되살리는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걸면서도, 앞서 5월 연휴 때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사례가 재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불안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지난 5월 초 발생한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은 7차 감염으로까지 번지면서 277명의 확진자를 발생시켰다. 당시 전국적으로 산발적인 전파가 이어졌고, 집단감염 사례가 속출하는 등 공포가 이어지면서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를 확산시켰다.


할로윈을 기점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할 경우, 확산세는 지난 5월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 때보다 더 빠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기온이 내려가고 건조한 가을·겨울은 호흡기계 바이러스가 잘 번식할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또 추워진 날씨로 인해 실내활동이 많아지면서 코로나19가 전파되기 쉬운 ‘3밀’(밀폐·밀집·밀접) 조건이 충족되기 쉽다.


이 때문에 방역당국은 할러윈 데이 당일까지 방역 수칙을 어긴 업소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 엄정 대응할 것을 예고했다. 특정 장소에 많은 인파가 몰리는 할로윈 데이가 코로나19 확산에 부채질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5월의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을 기억해달라”며 “이번 할로윈 데이에는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이 모여 밀접하게 접촉이 발생하는 모임은 자제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확진자가 다녀간 클럽.ⓒ뉴시스
◇ 유통업계 매출 상승 기대…“오프라인 보단 온라인에 초점”


유통업계는 올해도 할로윈 파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지난해와 달리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밖에서 즐기기보다는 집에서 가족, 친구들과 보내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예상해 ‘홈파티’ 관련 물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할로윈은 어린이들이 유령 복장으로 호박으로 만든 잭오랜턴을 들고 사탕을 얻으러 다니는 서양 대표 축제다. 국내에서도 2030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파티와 행사가 열리면서 가을 시즌 인기 이벤트로 자리 잡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코로나19에 따른 감염의 우려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오프라인 위주 행사보다는 온라인 위주 행사로 기획해 선보이게 됐다”며 “랜선파티 혹은 파자마 홈파티 등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파티 등을 주제로 잡고 해당 아이템들의 물량을 늘려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무료해진 일상에 특별함을 만들어줄 할로윈을 기다리는 고객들을 위해 관련 케이크나 쿠키 등 다양한 제품을 준비했다”며 “집에서 가족, 친구들과 소소하지만 특별한 파티를 즐겨볼 수 있도록 기획 세트 상품도 풍성하게 구성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 도화선 될까 안절부절…"제2이태원 사태 막아야"


그러나 업체들의 온라인 참여 독려와는 다르게 클럽 등을 중심으로 예정대로 오프라인 할로윈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우려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할로윈 데이가 코로나19의 재확산의 도화선이 돼, 제2의 이태원 사태를 불러오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특히 이태원 상권을 중심으로 고민이 깊다. 이태원은 할로윈 주말 수만 여명의 인파가 모여드는 ‘할로윈 데이 집결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번 할로윈데이는 당일이 주말인 토요일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 안팎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이지 만은 않다.


앞서 지난 5월 이태원 상권은 집단 감염 사례와 동시에 경기 침체와 주한미군 부대 이전까지 겹치면서 이른바 ‘3중고’를 겪었다. 젊은층 유동인구가 크게 줄면서 주로 보세 잡화점과 음식문화거리의 클럽, 주점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임대료를 버티기 힘든 자영업자들은 이태원을 떠났고 상가 공실률은 크게 높아졌다.


지난 5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의 한 주점에 임시 휴업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뉴시스

더 큰 문제는 집단 감염이다. 요양병원·요양원 등 코로나에 취약한 고령층 밀집 시설을 중심으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하향 이후에도 재확산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5월 당시 이태원에 위치한 편의점 대부분 개점 휴업상태였다”며 “당시 손님은 없어도 물건은 채울 수밖에 없어 폐기 문제 등이 심각했다. 일부 점주는 24시 점포에서 19시로 전환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할로윈 데이 이태원에 사람들이 몰리면 일시적으로 매출이 올라 단기적으로는 좋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엔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어 걱정”이라며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사람들이 가급적 모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덧붙였다.


외식업계도 할로윈 데이를 앞두고 걱정이 많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로 매출을 바짝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지만, 지난 5월 이미 이태원 사태로 인해 ‘애프터 셧다운 공포’에 직면한 경험이 있어서다.


업계는 당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지침이 완화됨에 따라 2분기 매출 회복에 조심스레 기대를 걸었지만, 사태가 재점화되면서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3분기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외식업체들이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어려움은 배가 됐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할로윈 행사가 시작되면 아무래도 평소에 활동을 하지 않던 사람들도 활동을 하고 소비를 하기 때문에 매출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칠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클럽에서는 사람을 만나고 식음료 섭취하니까 아무래도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유지가 안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코로나19 유행이 여전히 진행 중이니, 확산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