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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배운의 열공] 정부여당, 이건희 회장 ‘과오’ 거론할 땐가


입력 2020.10.26 14:03 수정 2020.10.26 14:17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성난 민심, 이낙연 페이스북 ‘화나요’ 폭격…“정부가 뭐라할 자격있나”

이건희 삼성 vs 문재인 정부…‘평가는 국민이 한다’

2012년 7월 런던하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맨 왼쪽)과 홍라희 리움 관장. 2012년 7월 런던하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맨 왼쪽)과 홍라희 리움 관장.

"고인이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강화하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추모 메시지 일부다.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과 정의당 측도 이 회장 추모 메시지에 "부정적 역사를 남겼다", "어두운 역사를 남겼다"는 평가를 내놨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여권이 정파적 논리에 빠져 이 회장의 업적을 폄훼한다고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이 대표가 올린 문제의 게시물은 하루만에 ‘화나요' 1600개, 비판 댓글 3900개가 달리며 성난 민심이 드러난 상황이다.


"지금 정부가 이건희 회장한테 뭐라 할 자격이 있냐"는 한 네티즌의 반문이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 회장은 지난 27년간 삼성그룹을 이끌며 젊은이들을 위해 수많은 일자리를 창출했지만, 문재인 정권은 청년 체감실업 25.4%의 사상 최악의 취업난을 만들었다.


이 회장은 외환위기를 극복하며 경제성장을 견인했지만, 문 정권은 10년만에 최저치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그 마저도 '전 정권 탓', '코로나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 회장은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와 혁신을 단행했지만, 문 정부는 각종 규제와 포퓰리즘 정책으로 우리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해외 경쟁기업에 넘겨주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이 올린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추모 메시지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이 올린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추모 메시지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이 회장은 전 세계 동분서주하며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공공외교관 역할을 수행했지만, 정부는 '친북중 반미일' 외교로 고립무원의 외교적 상황을 자초했다. 이 회장은 혁신 경영으로 일본 기업을 압도하며 '극일' 했지만, 문 정부는 맹목적인 반일을 외치며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이 회장은 "부정보다 더 파렴치한 것이 사람을 망치는 것"이라며 인재 양성과 발탁을 중시했지만, 문 정부는 직언하는 충신들을 가차 없이 쳐내고 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프랑크푸르트 선언은 지금도 기업인들의 귀감이지만 "사람이 먼저다"는 구호는 위선과 오만의 상징으로 남았다.


설령 현 정부여당이 한국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기고, 훌륭한 정책을 펼쳤다고 가정해도 고인이 별세한지 반나절도 안 돼 비판적인 논평을 내놓는 것은 도리에 어긋난다. 심지어 정부는 양 조건 어느쪽도 충족시키지 못하니 민심이 들끓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 회장은 1995년 베이징 특파원들과 간담회에서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라고 꼬집은 적이 있다. 이 발언이 아직까지 통용되는 작금의 현실에 통탄해야 할지, 25년 앞까지 내다본 통찰력에 감탄해야 할지 만감이 교차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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