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재판 시작...‘상주’ 이재용 결국 불출석

재판부, 특검의 전문심리위원 참여결정 취소신청 기각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한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 부회장의 딸 이원주 양, 아들 이지호 군이 함께 들어가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이 예정대로 열린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부친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재판에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송영승·강상욱 부장판사)는 26일 오후 2시5분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지만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소환장을 발송했고, 이에 이 부회장도 참석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25일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빈소를 지켜야 하는 이 부회장은 결국 이날 공판기일에 불출석했다.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전날 피고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특검 측의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운영 평가를 위한 전문심리위원 지정 및 참여 결정 취소신청을 기각했다. 전문심리위원 취소할 상당성이 인정되지 않고 참여 필요성이 인정된다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특검측과 이 부회장 측의 의견을 종합, 전문심리위원을 구성해 운영 실태를 평가할 예정이다. 전문심리위원은 재판부와 특검, 이 부회장 측이 각각 한명씩 추천해 모두 3명으로 구성된다.

다음 공판 기일은 내달 9일과 30일에 열릴 예정이다. 재판부는 전문심리위원의 면담조사를 진행하고 오는 12월 14일 혹은 21일에 결심 재판을 실시한다.

앞서 재판부는 첫 공판기일에서 기업 총수의 비리 행위를 감시하는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에 삼성은 준법감시위원회를 구성했다.

한편 이번 공판은 지난 1월 공판기일 이후 9개월만에 재개된 것이다. 박영수 특검측은 재판부가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운영 평가 전문심리위원으로 결정한 데에 대해 “피고인들에게 편향적인 재판을 한다”며 재판부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 강일원 전 헌법재판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 주심을 맡았었다.

특검측의 기피 신청으로 재판이 중단됐으나 서울고법 형사3부에 이어 대법원도 관련 신청을 최종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