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파급력, 임기·해임여부 따라 달라져
뉴 페이스·보수 비토세력 적다는 점은 강점
검찰총장 대선직행 논란·가족 의혹은 약점
여당서도 우려 목소리 "땡큐 발언은 오만"
"보수세력에서 황교안 대망론의 새로운 버전으로 윤석열 대망론이 일고 있다. 그런 상황이 온다면 '윤나땡'(윤석열 나오면 땡큐)라고 하겠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계 입문 가능성에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윤 총장이 설령 야권 주자로 차기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위협적인 상대가 아니라는 의미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28일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윤석열 15%선 재돌파…'대망론' 본격 불붙나)를 언급하면서 "윤 총장의 지지율 상승은 국민의힘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 윤 총장 블로킹 현상으로 국민의힘 잠룡들의 지지율을 도토리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도 낮지만, 입당하는 순간 '총장 시절 정치 행위를 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윤 총장은 지난 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정계 진출 의향을 묻는 말에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서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보겠다"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야권은 반색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여왕벌이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메기 효과가 있다"며 "메기가 들어와서 확 휘젓고 다니면 자극 효과도 있고 판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윤 총장의 파급력은 여권에서 그를 직접 찍어낼지, 그 시기와 방법에 따라 크게 달라질 거란 관측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특정 사건에서 윤 총장을 배제한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아울러 라임 로비 의혹과 윤 총장의 언론사주 만남 의혹, 옵티머스 무혐의 의혹 등 3건에 대해 감찰을 언급했다. 민주당에서는 추 장관의 해임건의과 윤 총장의 자진 사퇴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여권의 '윤석열 흔들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윤 총장이 아직 필승카드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총장은 최소한 40프로 득표할 수 있는 유일한 야권 인사"라고 했다. 그 이유로 ①문재인 정권과 가장 치열하게 싸운 인물이라는 점 ②뉴 페이스라는 점 ③윤 총장을 비토하는 보수세력이 없다는 점을 꼽았다. 특히 보수진영은 친박·비박 계파 갈등의 골이 깊은데, 윤 총장은 그런 면에서 자유롭다.
그러나 단점도 뚜렷하다고 봤다. 박 평론가는 "①검찰총장의 대선 직행을 국민이 좋게 보지 않을 거다. 검찰 내부에서부터 반발이 나올 것"이라며 "②대통령이 되기 위한 훈련도 전무하다. 교육·외교·노동·환경·국방 등 다른 문제를 고민해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③윤 총장의 가족 의혹도 "간단치 않다"고 봤다.
최순애 정치평론가는 "윤 총장이 앞으로 임기를 채우냐 마냐, 자진사퇴냐 해임이냐, 본인의 권력의지가 어느정도 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한 뒤 "윤 총장의 존재가 야당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평론가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했다는 용기와 담력은 높이 사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야당 내부의 역학관계 등 복잡한 구도까지 생각하면 윤 총장이 필승카드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에서는 '윤나땡' 발언을 두고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차기 대선에 누가 후보로 나오든 민주당은 긴장해야 한다"며 "누가 나오면 땡큐 이런 이야기는 유권자에게 오만하게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