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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배터리사업 분할…'개미 이탈' 가속화될까


입력 2020.11.02 05:00 수정 2020.10.30 16:23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배터리 물적분할 확정되자 주가 6% 급락…61만원도 '아슬아슬'

개미들 최근 1달 새 LG화학 1조원 '팔자'…주가 영향 여부 주목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지난 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LG화학이 배터리(2차 전지) 사업 부문의 물적분할을 확정하면서 개인 투자자(개미)의 이탈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달 배터리 분할 공고 이후 개미들이 1조원 규모로 LG화학 주식을 팔았던 전력이 있어서다. 일각에선 LG화학에 대한 개미들의 추가 매도세가 현실화 될 경우 향후 주가가 하방압력을 받을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 거래일인 지난 달 30일 LG화학은 전장 대비 4만원(6.14%) 하락한 61만1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LG화학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배터리 사업 분할에 대한 실망감 때문이다. LG화학은 지난 달 30일 서울 여의도동 LG트윈타워 동관 대강강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전지사업부 분할안'이 원안 승인됐다고 발표했다. 이에 오는 12월 1일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 새롭게 출범할 예정이다.


주총에는 전체 주주의 77.5%가 참석했고, 82.3%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10.3%)과 지속해서 LG화학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개미들이 '주주가치 훼손'을 명목으로 이번 물적분할을 반대했음에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찬성표를 던진 결과다. 특히 배터리사업이 LG화학의 핵심 비즈니스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 베팅한 주주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개미들의 실망감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세계1위 수준의 배터리 사업부문을 보유한 LG화학 주가는 연초 31만4000원(1월 2일)에서 78만5000원(8월 27일)으로 150%(47만1000원) 급등하는 등 뚜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이 같은 배터리 전망을 보고 LG화학 매수 흐름에 편승한 개미들은 "치킨을 시켰는데 치킨 무만 온격"이라며 허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같은 허탈감은 주식 순매도로 이어졌다. 실제로 분할 발표가 나온 9월 15일부터 주총 직전인 지난 달 29일까지 개미들은 9531억2100만원 규모로 LG화학을 순매도했다. 직전 2개월 (7월 16일~9월 16일) 간 1조1437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비되는 수급이다.


ⓒ데일리안

아울러 물적분할로 인해 LG화학의 기업가치와 순자산가치(NAV)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등장하면서 개미들은 더욱 분노했다. 심지어 청와대 국민청원에 "LG화학의 물적분할을 막아달라"는 글이 올라왔을 정도다.


익명을 요구한 한 LG화학 개인 투자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수익을 내더라도 LG화학이 가져갈 수 있는 수익이 없다는 얘기가 들리는 만큼 사실상 LG화학에서 배터리 매력은 다 빠진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손해가 더 커지기 전에 분사 소식이 나오자마자 갖고 있는 주식을 모두 매도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개미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LG화학에서 배터리 사업이라는 매력이 사라진 만큼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다른 배터리 업체로 이동이 일어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개미들은 LG화학을 순매도한(9월 15일~10월 29일) 기간 동안 SK이노베이션 주식을 1조7783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이상훈 경북대학교 교수는 "LG화학 이사회가 별 다른 해명이나 설명 없이 지배주주 이익만을 내세워 일방적으로 물적분할을 추진하면서 일반주주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물적분할은 배터리를 믿고 투자한 주주들을 지주사의 주주로 만드는 것과 다르지 않는 만큼 투자자 이탈 심화로 이어져 기존 주식가치 하락이 구체화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물적분할 이슈를 완전히 털어낸 만큼 LG화학의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LG화학이 아직 배터리사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기 전인 불확실성이 있는 시기인 만큼 물적분할을 통해 배터리부문을 지분으로 지배하고 남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해 재무적 시너지까지 창출할 수 있는 안정적 구조로 변모가 가능하다는 분석에서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을 둘러싼 물적분할 부분이 일단락되면서부터 대량 매도세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물적분할로 이슈로 인해 주가를 많이 뺐던 만큼 LG화학에 대한 저가매수 관점에서의 접근도 가능한 만큼 향후 주가는 지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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