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6삼진-무안타 침묵
에이스 알칸타라 등판하는 2차전 부담 가중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 패인으로 크리스 플렉센 공략 실패를 꼽았다.
LG는 4일 잠실야구장서 펼쳐진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대결에서 0-4 완패했다. 3전 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을 내준 LG는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류중일 감독 말대로 LG 타자들은 플렉센을 전혀 공략하지 못하고 무려 11개의 삼진을 당했다. 중심타자인 김현수와 라모스는 6개의 삼진을 당했다. 이 중 5개가 플렉센에게 당한 삼진이다.
3번 타순에 배치된 김현수는 1회 1사 1루 찬스에서 플렉센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선두타자로 나선 4회초에도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두 타석 연속 삼진을 당한 김현수는 더그아웃에서 라커룸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배트로 내리쳤다.
정규시즌과 달리 포스트시즌에 약해 ‘가을 타는 현수’라는 듣기 싫은 별명까지 따라붙었다. 김현수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6타수 1안타에 그친 데 이어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3타수 1안타 2삼진 1볼넷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번 타자 라모스는 더 심각하다. 플렉센을 상대로 1회·4회·6회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선 라모스는 9회에도 이영하에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3차례는 주자가 있는 가운데 당한 삼진이다. 준플레이오프 최다삼진 타이기록을 세운 라모스의 부진은 류중일 감독의 얼굴을 어둡게 만들었다.
류중일 감독은 총력전을 예고하며 “이렇게 물러서지 않는다. 3차전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플렉센을 전혀 공략하지 못한 김현수와 라모스를 생각하면 답답하다.
알칸타라는 플렉센 보다 더 강했던 최고의 투수다. 31경기 20승2패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한 알칸타라는 직구 위주의 단조로운 피칭으로 한계를 드러냈던 KT 위즈 시절과는 사뭇 달라졌다. 변화구를 장착해 20승 고지와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최정상급 선발투수로 발돋움했다. 직구 평균구속 153km, 슬라이더와 포크볼 평균 구속이 140km를 넘나든다.
빠른 공과 변화구를 앞세운 알칸타라는 시즌 막판인 9~10월 11경기에서만 10승을 챙겼다. 5일 휴식을 취한 알칸타라는 올 시즌 LG를 상대로 4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4.12의 성적을 올렸다. LG 타자들이 잘 공략했던 KT 시절의 알칸타라가 아니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는 6이닝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이후 LG를 상대로 3차례 선발로 나와 2승을 수확했다.
올 시즌 두산전에서 타율 0.367(60타수 10안타) 4홈런 16타점을 기록한 김현수는 알칸타라를 상대로는 약했다. 13타수 2안타(1홈런) 2삼진으로 1할대 타율(0.154)에 그쳤다.
라모스는 타율 0.455(11타수 5안타)로 매우 강했다. 홈런 1개와 2루타 2개를 기록할 만큼 알칸타라를 상대로 잘 쳤다. 지난 7월9일 경기에서는 세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던 쓰라린 기억이 있다.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단 1개의 안타도 뽑지 못하고 있어 우려는 크다.
타격 부진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는 중심타자를 지켜보는 다른 타자들의 분위기도 가라앉고 있다는 것은 3차전까지 끌고 가야 하는 LG의 가장 큰 걱정이다. 이제는 해줘야 할 김현수와 라모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