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업 부동산 거래 급감…수익률 하락 가시화
투자 늘리던 국내 기관 타격 우려…리스크 대비 시급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관련 투자를 확대해 오던 금융권에서도 불안이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를 빠르게 늘리던 국내 금융권의 타격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하루 빨리 리스크 대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글로벌 금융투자 정보 제공 기관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9조6000억 달러로 1년 전(8조9000억 달러)보다 7.8%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올해 들어 실물경기 침체와 언택트 문화 확산 등의 영향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거래가 급감하고 투자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전반적인 자금 유입이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국제결제은행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거래 규모는 직전 2년 상반기 평균 대비 북미 지역은 25%,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65% 가량 급감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나마 유럽 지역이 상대적으로 감소세가 작았다는 평이다. 또 미국의 부동산 리서치업체인 그린스트리트어드바이저가 발표하는 미국과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지수도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고점 대비 각각 10.5%와 7.4%씩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 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와 유동성 급증, 신축공사 지연 등으로 공급이 감소하면서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주거용 부동산과 상반되는 흐름이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실물경제 악화에도 불구하고 세계 주요 56개국의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연간 4.7%에 이르고 있다.
부동산 금융 측면에서 보면 대표적인 간접투자 상품인 글로벌 상장리츠의 수익률은 하락하고 관련 주가도 큰 폭의 조정을 받고 있다. 최근 주요국 증시가 코로나19 발발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장리츠의 주가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쇼핑몰 등 리테일과 숙박시설, 오피스 부문의 수익률과 주가지수 낙폭인 큰 반면, 데이터센터와 산업용 부동산은 그나마 양호한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기관들의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급증해 왔다는 점이다. 특히 오프스와 호텔 등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피해가 큰 부문에 투자가 집중돼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국내 기관은 해외 부동산펀드 설정액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말 2조8000억원에서 올해 9월 말 현재 57조8000억원으로 20배 이상 불어난 상태다. 그리고 글로벌 부동산 관리회사인 CBRE의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외 부동산 투자는 지역별로 투자 업종에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약 70% 이상이 오피스에 들어가 있고, 그 다음이 호텔 등 숙박시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해외 부동산 투자 연계 여파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거나 팬데믹 형태로 재확산하면서 충격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투자 지역와 물건, 형태, 변제순위 등에 따라 리스크 노출 정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정확한 투자 정보와 위험 정도 파악이 선행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투자의 국경 간 거래 규모 증가로 국가들 사이의 연계성이 확대되고, 리스크의 파급 가능성도 높아져 있다"며 "코로나19와 국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상황 변화가 금융 시스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오 "부동산 시장의 글로벌 동조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관 투자자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 및 구조적 변화에 대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며 "특히 국내외에 투자된 오피스와 숙박, 리테일 시장의 움직임을 살피면서 관련 익스포저에 대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