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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홍진영 “논란으로 힘들었던 시간, 다 그만두고 싶었죠”


입력 2020.11.12 13:39 수정 2020.11.12 13:37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11월 2일, 황치열 작곡 '안돼요' 발매

ⓒIMH엔터테인먼트

“가수까지 포기하고 싶던 순간, 그보다 더 힘든 일이 또 있겠어요?”


가수 홍진영의 삶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처음 대학로의 연극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걸그룹을 하기 위해 여러 소속사를 옮겨다녔고 걸그룹으로 데뷔를 앞두고 있다가 두 차례나 무산되는 일을 겪어야 했다. 그러다 2007년 가까스로 4인조 그룹 스완의 멤버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지만, 소속사가 파산하면서 이조차도 두 달 만에 마무리 됐다. 이후 걸그룹 제의를 받고도 트라우마 때문에 거절해야 했다.


그의 전성기는 트로트로 장르를 바꾸면서 시작됐다. 2009년 싱글 ‘사랑의 배터리’로 재데뷔 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안정적인 가창력에 능청스러운 무대매너, 예능에서 보여주는 에너지가 더해지면서 독보적인 ‘젊은 트로트 가수’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위기는 예기치 못한 시간에 터졌다. 지난해 소속사 뮤직K와의 전속계약 분쟁 사건을 겪고, 현재 1인 기획사 IMH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고 있다. 홍진영은 그 때를 회상하면서 “그 때보다 더 힘든 일이 또 있겠냐”고 혀를 내둘렀다.


“작년에 힘든 시간을 거치면서 내 편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나뉘었어요. 잘 될 때야 누구든 옆에 있을 수 있지만, 힘들어지니까 진짜 내 편이 누군지 알게 되더라고요.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스스로의 문제로, 혹은 타인으로 인해 활동을 하지 못할 수도 있는 위치잖아요. 힘들어 보니까 상처도 많이 받았고, 가수를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까지 들더라고요. 그래서인지 그 당시 저를 챙겨줬던 내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 커졌어요”


이제 어엿한 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되면서 느끼는 책임감도 컸다. 자신을 믿고 따라온 ‘식구’들을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은 그가 활동을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현재 위치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것 또한 대표로서의 책임감에서 비롯됐다.


지난 2일 발매한 새 싱글 ‘안돼요’도 그런 신념에서 시작했다. 지난 4월 탱고 트로트 ‘사랑은 꽃잎처럼’을 발표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트로트 발라드’를 표방한다. 이 곡은 가수 황치열이 작곡하고, 작사는 갓떼리C가 맡았다. 갓떼리C는 홍진영의 작사가 닉네임이다.


“1인 기획사를 하면서 앨범을 자주 내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그 전에는 1년에 한 번씩 나왔는데, 적어도 두 개의 음악은 내놓자는 마음이었죠. 또 매번 새로운 장르를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에 (황)치열 오빠에게 곡을 받게 된 거예요. 트로트를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사람이 작곡을 하면, 새로운 느낌이 나지 않을까 생각했죠. 예상대로 그 결과는 너무 좋았어요. 하하”


최근 ‘미스트롯’ ‘미스터트롯’가 촉발시킨 트로트 열풍을 지켜보면서 이 시기에 앨범을 내놓는 다는 것도 의미가 남다르다. 홍진영은 1990년대 들어 기근 현상을 보인 트로트의 명맥을 이어온 몇 안 되는 트로트 가수 중 한 명이다.


“트로트 가수가 설 자리가 많아졌다는 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사실 설 자리 조차 없었거든요. 방송국에 가면 외롭기도 했고요. 특히 음악방송에 가면 그 외로움이 더 컸죠. 지금은 같은 장르를 하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트로트’라고 하면 올드하고 어른들의 장르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폭이 넓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IMH엔터테인먼트

홍진영은 가수로, 작사가로, 또 소속사 대표이자 사업가로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행사가 평소의 1/100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무대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다. 평소에도 시간을 소분해 쓰면서 바쁘게 지내는 홍진영은 행사가 줄어든 시간을 화장품 사업, 다이어트 보조제 사업 등을 준비하는데 쓰고 있다.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달려왔기 때문에 한가한 게 익숙하지가 않더라고요. 뭐든지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평소와 똑같이 잠을 많이 자지 않고 게임도 하고, 사업 아이템도 생각했어요. 게을러지지 않고, 바빠졌을 때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바쁘게 움직이고 있어요(웃음)”


“새로운 일을 하는 게 재밌다”는 홍진영은 또 한 번 새로운 일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번엔 ‘제작자’로서의 홍진영을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트로트 신인을 내놓기 위해 몇 차례 미팅을 했고, 내년에 대중 앞에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단 트로트는 끼가 있어야 해요. 이건 좀 타고 나야하는 건데, 그것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죠. 그래서 제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 처럼요. 하하. 요즘 후배들을 보면 노래도 잘하고, 끼가 있는 친구들이 많은 것 같아요. 신인은 물론이고, 기존 가수들도 영입할 생각이에요. 지금 한 팀을 설득하고 있는 중이에요. 장르 구분 없이,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힘든 시기를 겪은 만큼, 홍진영은 더 단단해져 있었다. 자신의 옆을 지켜준 사람들에 대한 책임 때문이기도 하고, 간절히 바랐던 자신의 꿈에 대한 신념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도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있다는 홍진영은 굳은 의지를 담아 “(소속사 분쟁) 더 힘든 게 닥치면 활동을 접어야죠. 이 생활을 접기 전까지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살 겠다”힘주어 말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6일 진행됐다. 그러나 이후 홍진영은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5일 홍진영의 조선대 무역학과 석사 논문 ‘한류를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동향에 관한 연구’가 표절 심의사이트 카피킬러 검사 결과 표절률 74%를 나타내면서다. 소속사는 “오해가 있을 수 있으나 표절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논문은 홍진영의 창작물로서 타 논문을 표절한 일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홍진영은 “시간을 쪼개 최선을 다해 논문을 만들었다” “당시 문제없이 통과됐던 부분들이 지금에 와서 단지 몇 %라는 수치로 판가름되니 답답하고 속상하다” “지금 생각하니 어울리지 않는 옷이었다” “과한 욕심을 부린 것 같다”면서 학위를 반납하겠다고 직접 전했다.


그렇다고 해서 논란이 마무리된 건 아니다. 홍진영은 사과했지만, 표절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은 상태다. 더구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와중에 음악방송과 예능프로그램 ‘미운우리새끼’ 등에 출연하면서 네티즌의 반감을 사고 있다.


때문에 이 시점에서 인터뷰 내용이 대중에게 전해지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논문 표절 논란과 별개로, 가수 홍진영의 목소리 역시 팬들에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연예인 활동을 하면서 느낀 홍진영의 감정과, 논문 표절에 대응하는 홍진영의 태도에 대한 판단은 독자에게 맡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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