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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주민참여형 풍력발전…효율·명소 ‘두 토끼’ 잡는다


입력 2020.11.22 11:04 수정 2020.11.22 11:35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영덕, 15년의 결실…풍력도시로 거듭나는 ‘바람의 꿈’

삼척, 우여곡절 끝에 재도전 하는 육백산…새 수익원 기대


영덕군에 조성된 풍력발전단지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으면서 그 가치가 높아졌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에 힘입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오는 2050년 탄소중립 선언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신성장동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난개발과 지자체·주민과 갈등, 까다로운 승인 절차 등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부정적 인식 또한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민참여형 풍력발전이 새로운 롤모델로 자리잡으면서 관련 산업이 돌파구를 찾은 모양새다. 바로 경북 영덕군과 강원도 삼척시의 얘기다.


◆영덕의 해안선을 책임지는 풍력단지의 위용


영덕군을 떠올리면 ‘대게’를 빼놓을 수 없다. 영덕에서 대게 말고 관광 유명지가 있었던가. 흔히 영덕은 포항에서 강원도로 올라가는 도중 거쳐가는 지역으로 인식된다. 워낙 교통이 좋지 않은 탓에 일부러 찾아가기도 쉽지 않은 지역으로 인식된다.


이런 영덕군이 최근 ‘핫 플레이스’로 떠오른 배경에는 영덕읍 청포리에 조성된 24기의 ‘영덕풍력발전단지’ 때문이다. 이곳은 국내 최초 민간주도 상업용 풍력단지다. 총 675억원 사업비가 투입돼 발전용량 39.6MW(1.65MW x 24기), 연간 9만6680MWh 전력생산을 하고 있다.


이는 약 2만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다. 영덕군민 전체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연간 6만1900톤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효과는 덤이다.


영덕풍력발전단지는 효율적으로도 상당히 좋지만 최근에는 관광명소로 더 유명하다. 동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해맞이공원 언덕 위에 자리잡고 있어 해안선이 이뤄내는 절경과 어우러진 이채로운 풍경이 압권이다.


신재생에너지관을 중심으로 바람개비 공원과 항공기 전시장, 오토 캠핑장 등을 갖춰 이곳은 찾는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영덕군은 이 같은 풍력단지 효과를 놓치지 않았다. 풍력발전에 대한 미래 기대치와 지역 발전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그 결과 영덕군과 국내 1세대 풍력발전 전문기업 유니슨은 오는 2025년까지 대규모 리파워링 발전단지(39.6MW→126MW)를 주민참여형 사업으로 추진해 이익을 지역에 환원할 수 있는 에너지산업 벨트로 조성할 계획이다.


영덕군과 유니슨은 15년 만에 결실을 맺은 풍력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한 파트너다. 이들의 꾸준한 신뢰와 아이디어는 영덕군이 풍력산업 융합 거점지구로 조성되는 밑거름이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8월 19일 제21차 에너지위원회에서 경상북도가 신청한 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 조성계획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영덕군은 오는 2025년까지 총 1조원의 예산을 받아 풍력산업 융합 거점 지구를 만들게 된다.


영덕군에 따르면 수익이 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는 주민참여형 이익 공유 모델을 설계하고 주민수용과 환경이 입증된 부지에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에너지산업 융복합단지는 1조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사업인 만큼 100개 기업이 입주할 경우 생산유발효과 1조4189억원, 신규고용은 1만106명, 부가가치는 4878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허화도 유니슨 대표는 “영덕풍력발전단지는 그동안 소음과 주민피해라는 기존 풍력발전의 부정적 인식을 전환시킨 대표적 민간주도 상업용 시설”이라며 “지자체의 적극적인 판단과 풍력발전의 장점 등이 극대화돼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롤 모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덕풍력발전단지는 해안선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효율과 명소 두 토끼를 잡은 영덕풍력단지의 미래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데일리안 배군득 기자

◆새로운 명품 풍력발전으로 주목받는 육백산풍력단지


육백산풍력단지는 100% 국유림이다. 이 때문에 풍력단지 조성에도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가 진행 중이다. 남부발전과 유니슨은 육백산 풍력사업에 총 800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지형 및 식생 훼손, 경관상 악영향 우려 등으로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취소까지 겪은 터라 풍력사업을 시행하는 남부발전과 유니슨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육백산은 풍력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가장 민감한 주민갈등이 없다. 여기에 삼척시도 석탄 사업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미지 개선에 풍력발전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도 한 몫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더불어민주당 내 ‘기후변화대응 및 에너지전환산업육성 특별위원회’와 산업부, 환경부, 산림청이 육백산 풍력사업 예정지를 방문해 현장을 확인하면서 반전 국면을 맞았다.


이 자리에서 특위위원들은 육상풍력 입지애로 해소를 위한 정부부처 간 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환경과 풍력발전 공생방안 모색을 당부했다.


남부발전은 당정협의회 결과를 적극 반영해 자연과 공존하는 풍력단지를 건설하고 신설되는 ‘풍력발전 추진지원단’의 적극적 원스톱 지원 아래 민·관·공 협업의 첫 성공사례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세웠다.


조성 예정인 육백산 풍력단지 조감도. ⓒ남부발전

다수 풍력발전사업이 인·허가에 성공해도 주민과 협의 문제로 사업이 중단된 데 비해 육백산풍력사업은 주민수용성에 있어 큰 장점을 지닌다. 인·허가에 앞서 적극적인 주민설명회 개최와 단지 견학 등으로 인근 마을(도계읍 황조리·신리, 노곡면 상마읍리) 주민 마음을 열었기 때문이다.


특히 석탄산업 사양화로 지역경제가 침체된 도계·노곡 지역주민들은 신규 산업 유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마을주민들은 육백산 풍력 추진위원회 결성 및 탄원서 제출(삼척시, 환경청, 산림청) 등 지역주민 사업추진 의지가 확고하다.


남부발전은 마을 주변을 풍력연계형 관광지로 조성하고 주민참여형 사업 추진으로 발전수익을 지역에 환원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이끼폭포 같은 육백산 천혜 관광지를 활용해 트래킹 코스를 조성하고 마을 공동 목욕탕, 공동 쉼터와 같은 편의시설 및 복지시설도 추가 확충할 계획이다.


신정식 남부발전 사장은 “남부발전은 단순한 신재생 발전설비 확충이 아니라 지역주민이 환영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제고하는 명품 풍력단지를 만들 것”이라며 “환경과 공존은 물론, 미관 개선까지 힘써 지역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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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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