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플렉센 이어 타자들도 기량 떨어진 모습
준플레이오프부터 총 11경기 치르며 체력 소모
숱한 기적을 연출하며 ‘미라클’로 불린 두산 베어스가 지쳐가는 모습이다.
두산은 2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포스트시즌’ NC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서 0-5 무기력패했다.
반면, 먼저 3승째에 도달한 NC 다이노스는 대망의 창단 첫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역대 한국시리즈서 2승 2패 후 5차전서 3승째를 따낸 팀의 우승 확률은 75%(8회 중 6회)에 달한다.
어느 것 하나 되지 않는 두산이었다. 그리고 두산의 발목을 잡은 요인은 역시나 체력으로 분석된다.
두산 선발 플렉센은 이날 경기서도 위력적인 공을 뿌리며 6이닝 3실점의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실점 모두가 치명적이었다.
4회 2사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가던 플렉센은 변화구의 제구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기 시작한 5회 알테어의 결승 적시타를 내준데 이어 6회 양의지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플렉센은 준플레이오프부터 사실상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고 있다. 실제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결정한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구원으로 등판하는 등 팀이 필요할 때마다 보직을 가리지 않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연이은 투구에 체력이 완전히 방전된 모습의 플렉센이다.
타선도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김태형 감독이 끝까지 믿고 4번으로 기용하고 있는 김재환은 이번 시리즈 들어 1할 대 타율(0.186)로 제몫을 전혀 해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오재일과 박건우 역시 타격감이 크게 떨어지면서 아예 하위 타순으로 밀리고 말았다.
불펜진의 소모는 더욱 심각하다.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혼신의 힘을 다했던 마무리 이영하는 이번 한국시리즈 들어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졌고, 셋업맨으로 보직을 바꾼 뒤에도 실점하면서 더 이상 쓸 수 없는 카드가 돼버리고 말았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를 거치고 최종 무대인 한국시리즈까지 오른 역대 13번째 팀이다. 이번 5차전까지 총 11경기를 치렀고, 포스트시즌의 경기가 정규 시즌보다 체력 소모가 훨씬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온 것만 해도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뒤를 돌아볼 수 없는 두산은 6차전서 20승 투수 알칸타라를 앞세운다. 모두가 지친 6차전서 과연 기적이 발현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