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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어라는 3루수 허경민, FA 적정 몸값은?


입력 2020.12.02 00:10 수정 2020.12.02 08:40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장타력 부족하지만 현역 최고의 3루 수비

동갑내기 오지환, 안치홍과 비슷한 액수 예상

FA 자격을 얻은 허경민. ⓒ 뉴시스

올 시즌 FA 시장에는 판도를 좌우할 초특급 선수가 눈에 띄지 않는다.


물론 이대호와 양현종, 최형우 등 이름값 높은 선수들이 재자격을 얻었으나 적지 않은 나이와 해외 진출 의지, 만만치 않은 보상규모 등 각자의 사정을 감안할 때 타 팀 이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신규 선수들 중에서는 역시나 두산 왕조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허경민과 정수빈, 오재일이 여러 팀에서 군침을 흘릴 즉시 전력감으로 평가된다. 이 가운데 3루수 허경민의 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2009년 2차 1라운드(전체 7번)로 두산에 지명된 허경민은 현역 3루수들 가운데 정상급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다. 장타력은 부족하지만 3할을 칠 수 있는 타격 능력, 두 자릿수 도루, 그리고 강한 어깨에서 나오는 3루 수비가 일품이다.


그러나 약점도 분명한 이가 바로 허경민이다. 3루수 포지션에는 거포들이 자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허경민은 이 부분에서 특출한 장점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에 따라 몸값이 달라지는 FA 시장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수준의 액수는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FA 자격을 얻었던 내야수들을 살펴봐도 거포가 후한 대접을 받았음이 드러난다. SK의 3루수 최정을 비롯해 KT로 이적한 황재균, 이적 당시 역대 최고액을 찍었던 NC 박석민이 바로 그들이다.


오히려 허경민의 비교 대상은 지난해 FA 계약을 맺었던 동갑내기 LG 오지환과 롯데 안치홍이다. 여기에 1년 선배인 KIA 유격수 김선빈도 허경민의 몸값을 예상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되기 충분하다.


이들은 FA 자격 획득 직전 4년간 9~12점대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를 기록했고 40~50억 원대의 중대형 계약을 맺었다.


2014년 이후 내야수 FA 계약. ⓒ 데일리안 스포츠

직전 4년간 9.98의 WAR를 기록한 허경민도 이들 수준의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수는 시장 상황이다.


올 시즌은 코로나19라는 역대급 악재를 맞이하며 각 구단들의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고, 모기업으로부터 예산을 받아오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양의지의 사례에서 드러나듯 확실한 투자가 곧 우승으로 귀결된다는 공식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3루수 보강이 절실한 팀이라면 허경민 영입에 군침을 흘릴 수 있다는 뜻이며 경쟁이 일어난다면 그의 몸값은 날개를 달 수 있게 된다.


롯데로 이적한 안치홍이 대표적인 사례다. 안치홍은 소극적이었던 KIA와의 협상을 접고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과도한 옵션이 매겨졌으나 비슷한 평가를 받았던 오지환, 김선빈보다 훨씬 큰 액수의 계약을 따내 지난해 FA 시장의 승자로 기록됐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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