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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할 때 아냐, 같이 싸워야"…윤석열 둘러싼 양분 기류 수습 나선 野


입력 2020.12.03 12:07 수정 2020.12.03 13:28        최현욱 기자 (hnk0720@naver.com)

윤석열 차기 주자 1위 도약에 '반색'·'우려" 기류 나뉘어

주호영, "尹 정치 안 하겠다 하라" 전날 발언 반발 사기도

"총장 직무 중에 안 하겠다 하면 직무 수행에 도움 의미

윤 총장 정치는 국민이 결정할 문제…야권으로 모일 표"

윤석열 검찰총장 (자료사진) ⓒ데일리안 DB

윤석열 검찰총장이 차기 대권 주자 지지율에서 여권의 유력 후보들을 제치고 선두에 오르자 '제1야당' 국민의힘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정부여당을 향한 반감에서 비롯된 윤 총장의 상승을 환영하는 기류와 그를 명확한 '야당 인사'로 규정짓기엔 애매한 탓에 다소 경계하는 기류로 양분되고 있는 탓이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 총장의 정치여부는 국민이 결정할 문제"라고 일정 부분 거리를 두면서도 포괄적인 '반(反)문재인' 전선에서 함께 싸워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며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MBC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총장을) 전혀 경계하지 않고 있다"며 "윤 총장의 법에 있는 임기가 보장돼야 하되 그런 점으로 여권이 자꾸 공격을 하니 '나는 현재 정치할 계획으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되겠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전날 윤 총장을 향해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고 한 자신의 발언이 당내 일각의 반발을 불러오자 부연 설명을 통해 해명에 나선 것이다.


실제 주 원내대표의 전날 발언에 당내 인사들로부터 비판이 제기됐다. 권영세 의원은 "적절한 주장이 아닌 듯 하다. 윤 총장이 정치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지 않고 있는 게 무슨 큰 잘못이라도 되는 것처럼 몰아갈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한 개인이 정치를 하고 말고는 순전히 그 개인이 스스로 결정할 문제로, 그 적절성 여부에 대한 판단은 궁극적으로 국민들이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나을 뻔 했다. 더군다나 원내대표라는 직무에서 나온 얘기기에 자칫하면 당론으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야당으로서 윤 총장을 향한 정부여당의 부당한 탄압을 저지하는 데 당력을 쏟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존재감 옅어지는 '제1야당'에 절치부심 필요성 제기도
"생각보다 떨떠름한 기류 적지 않아…간극 좁힐 필요성"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 원내대표도 이 같은 기류를 의식한 듯 "윤 총장이 퇴임 이후에 무엇을 하고 안 하고는 헌법이 보장한 직업선택의 자유 문제이며, 국민들이 결정할 문제"라며 "다만 지금부터 정치할 계획을 가지고 검찰총장 직무를 행사한다는 공격을 받으니 그게 아니라는 걸 분명히 밝혀주면 본인의 검찰권 행사에서 중립성이 보다 더 분명해지겠다는 취지의 조언"이라고 거듭 해명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선거는 어차피 나중에 가면 여대 야의 구도로 바뀌고 특히 대선은 1:1 구도로 많이 간다. 지금 윤 총장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것은 전부 현 정권에 대한 반대고 심판이기에, 대선 때 (야권의) 후보가 정리되면 다 반문, 반더불어민주당 표"라며 "야권 지지로 다 모일 표들이기 때문에 지금 국민의힘에 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지지가 낮고 저 쪽이 높다고 한들 초조하거나 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또한 같은 날 tbs라디오 '뉴스공장'에 출연해 "주호영 원내대표와 대화를 해봤는데, '총장으로서의 직분을 다 하는 것이 원칙이다'는 원칙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었을 뿐"이라며 "추미애 법무장관과 문재인 대통령, 민주당이 윤 총장을 압박하고 공갈협박하는 과정을 국민들이 보며 '저것은 아니다'고 생각해 그를 키운 것이다. 천심이며 민심으로, 여야를 초월해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 일각서는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이 좀처럼 부각되지 못하는 현 상황을 경게하고 절치부심할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민주당과 '검찰당'의 대립 구도에서 야당은 증발해 버렸다"며 비판한 대목을 명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현 상황에서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 중 뜨는 사람이 없고, 치고나갈 모멘텀도 좀처럼 감지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그렇다고 윤 총장에게 야권의 구심점 역할을 기대하기엔 그를 우리 편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상황 아닌가, 이 지점이 딜레마"라고 말했다.


TK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생각보다 윤 총장의 도약에 떨떠름해 하는 기류가 적지 않다"며 "이른바 윤 총장의 적폐수사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많이 시달렸던 것은 사실 아닌가, 만약 윤 총장이 검찰총장 임기를 마치고 야권에서 정치를 한다면 이러한 맥락에서 나오는 간극을 좁히는 게 당의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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