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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에 고용절벽 없는 증권사…명퇴 줄고, 채용 늘고


입력 2020.12.04 05:00 수정 2020.12.03 16:41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올 3분기 증권사, 명퇴금 157억원 지급…전년 동기 534억 대비 71% 감소

직원 수는 1년 새 1145명 증가…"사업호황에 인력수요 늘어 퇴직 줄인 것"

증권사들이 올해 명예퇴직은 줄이고, 신규채용은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 소재 증권가 전경. ⓒ데일리안

증권사들이 올해 명예퇴직자를 줄이고, 신규 채용을 늘리는 등 고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학개미운동과 대형 공모주 열풍 등을 중심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두면서 인력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내년에도 업황이 긍정적으로 전망되는만큼 갑작스런 희망퇴직 등을 통한 대규모 인력 유출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영업하는 57개 증권사가 올해 3분기에 임직원에게 지급한 명예퇴직금은 156억5696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34억3849만원 대비 70.7%(377억8153만원) 줄어든 규모다. 1년 새 명예퇴직금 규모가 3분의 1로 줄어든 셈이다.


증권사별로는 지난해 3분기에 총 376억3317만원의 퇴직급여를 지불했던 미래에셋대우가 올해엔 한 명도 내보내지 않으면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실제 미래에셋은 지난해 최대 24개월치 급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삼성증권은 8억2552만원이던 명퇴금 규모를 1년 만에 3055만원으로 96.2%(7억9497만원) 줄이는데 성공했다.


명예퇴직금은 임기가 다 찬 직원에게 지급되는 일시불 개념의 돈이다. 구조조정, 희망퇴직, 임금피크제 등으로 퇴직 요인이 발생한 직원에게 주어진 금액도 일괄 포함된다. 즉, 이 금액이 줄었다는 건 그만큼 명예퇴직에 나선 임직원이 줄었다는 의미다.


증권사 직원의 명예퇴직은 올해부터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3분기 증권사들이 지급한 명퇴금은 118억원 규모에 그쳤다. 하지만 같은 해 말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을 시작으로 희망퇴직 한파가 불어 닥치면서 증권사 명퇴금 지급 규모는 3개월 만에 373억원으로 215%(254억원) 급등했다.


다음해인 2019년에는 미래에셋, 대신증권 등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명퇴금 지급 규모는 1년 새 622억원까지 급등했다. 퇴직자가 갑작스레 급증하자 2018년 3분기 3만6133명이던 증권사 임·직원 수는 명퇴금 지급규모와 반비례해 2019년 3분기 3만5955명까지 감소했다.


ⓒ데일리안

이처럼 증권사들이 나가는 인원을 최소화한 이유는 올해 역대급을 경신하고 있는 실적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4조51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의 3조8158억원 대비 18.3%(6985억원) 늘어난 수치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유입된 개인 투자자들의 영향이다. 소위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들이 투자한 대규모 자금이 국내증시 상승세를 이끌면서 자산관리(WM)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또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이 공모주 광풍을 몰고 와 투자은행(IB) 중 기업공개(IPO) 수익이 크게 늘어난 부분도 호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같이 WM, IB 등 부문을 가리지 않고 최고실적이 나온 만큼 각 부서별 인원수요도 늘어났다. 실제로 올 3분기 57개 증권사의 임·직원 수는 3만7100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만5955명보다 3.1%(1145명) 늘어난 것이다. 이에 증권사들이 임·직원에게 지급한 급여총액도 3조9318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의 3조3728억원보다 16.5%(5590억원) 증가한 규모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올해에도 임금피크제에 도달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명예·희망퇴직 설문 결과 임금이 깎이더라도 회사에 남으려는 임직원이 대다수였다"며 "코로나19로 상반기 채용 일정이 대거 미뤄지긴 했지만 각 부문별로 필요한 직원들은 상시채용을 통해 대거 수혈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올 연말에도 명예·희망퇴직을 대규모로 실시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로 여파로 대면 면접 등 신규채용 과정에 어려움이 감지되면서 각 증권사들이 기존 인력의 유출을 막는 방식으로 인사를 진행할 확률이 높게 점쳐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2018년과 작년에는 이맘때부터 희망퇴직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지만 올해에는 내부적으로 들리는 이야기가 전혀 없다"며 "각 증권사들도 내년에도 증시에 대한 전망이 호전적인데다 해외주식, 마이데이터 등 새로운 사업으로 진출할 가능성도 높은 만큼 인력 유출보다는 유입에 더 신경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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