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불난 민심에 기름 붓는 방화 개각
차라리 김현미 그대로 두는 게 화 덜 돋울 것
추미애부터 경질하고 변창흠 내정 취소하라
민심 떠나고 있어…순리 거스르는 자 말로 항상 비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7일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의 후임으로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내정된 인사를 두고 "야당과 국민을 무시한 오기와 독선 인사의 결정판"이라고 혹평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허무한 개각 인사를 보면서 다시 한 번 국정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중형이 선고된 형사재판 판결문에는 보통 '죄질이 나쁘고, 장기간 지속적, 반복적으로 범행이 이뤄진 점, 여러 증거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점, 그리고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손해를 끼쳤음에도 합의하지 못한 점을 고려해 사회로부터 장기간 격리가 불가피하다'는 구절이 나온다"며 "한 마디로 반성도 없고 사과도 없고 피해 보상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안 대표는 "반면 관용을 베푼 판결의 양형 이유를 보면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그리고 피해자와 신속히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는 구절이 등장한다"며 "정치도 마찬가지로, 스스로 반성하고 국민께 사과하고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한다면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지만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도 사과도 없이 오기만 부린다면 관용을 베풀 하등의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안 대표는 "최근 문재인 정권의 국정운영과 이번 개각이 딱 그렇다"며 "인사는 국면전환과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어야 하는데 이번 개각은 한 마디로 불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방화(放火)' 개각이다. 도대체 왜 개각을 했는지 모르겠고, 이제 때가 됐으니 그동안 번호표 뽑고 기다렸던 '캠코더' 인사들에게 한자리 주려는 보은 개각인가"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특히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 내정자는 야당을 무시하고 국민을 무시한 오기와 독선 인사의 결정판"이라며 "김현미 장관의 경질까지 포함하면 총 스물다섯 번의 부동산 정책 중 잘한 것은 스물다섯 번째밖에 없다는 게 민심이었는데, 이런 인사라면 스물다섯 번째 정책도 대실패다. 차라리 김현미 장관을 그대로 두는 게 국민의 화를 덜 돋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국정은 정도를 가야하고 인사는 순리에 따라야 한다. 내보낼 사람을 내보내지 않거나 바꾼 것이 전보다 못하다면 그런 인사는 안 하느니만 못한 것"이라며 "이렇게 계속 순리를 거스르고 오만과 독선의 길을 고집한다면 문재인 정권의 미래는 추미애 법무장관 바람에 몰락하는 '추풍낙엽'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 대표는 "저라면 이런 인사를 하지 않겠다. 힘들어도 정권의 잘못을 인정하고 야당과 소통하며 국민의 뜻에 따르는 인사를 하는 것이 지도자의 현명하고 올바른 자세"라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차포를 다 제외하고 졸만 바꾸는 국민 우롱 개각이 아닌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드릴 수 있는 전면적인 개각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안 대표는 "국민 분노 유발자 추미애 장관부터 경질하고, 교체의 어떤 의미도 찾을 수 없는 국토부장관 내정자에 대한 지명을 즉시 취소할 것을 촉구한다"며 "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장관에 해당 분야의 전문성도 없는 대통령 최측근을 임명한 것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안 대표는 "이 기회에 코로나19와 경제위기라는 초유의 국난을 극복하기 위한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제안한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단지 집권하기만을 위해 DJP연합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IMF 외환위기 상황에서 성공하는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생각"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더해 안 대표는 "'지금까지의 부동산 정책은 틀렸다'고 강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을 국토부장관에 임명하고, 윤석열 검찰총장과 진짜 검사들을 찍어내려는 가짜 검찰개혁이 아니라 빽 없는 국민들도 검찰청 가는 것이 두렵지 않게 만드는 진짜 검찰개혁을 할 사람을 법무장관에 임명하라"며 "만일 그렇게 한다면 국민도 납득하고 야당도 박수치고 모두에게 큰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국민과 싸워 이기는 권력은 없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며 "지금까지 문 정권은 국민과 싸우고, 역사와 싸우고, 상식과 공정과 싸워 왔다. 이제 더 이상 이길 수 없는 싸움을 고집하기보다는 국민에게 지고, 야당에 양보하고, 상식을 받아들이는 것이 정권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충고를 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안 대표는 "이 정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그동안 독선과 폭주, 갈라치기로 이기는 것 같았지만 민심은 떠나가고 국정 동력은 떨어지고 있다. 순리를 거스르는 자의 말로는 항상 비참했으니, '순천자존역천자망(順天者存逆天者亡·천리에 순종하는 자는 번영과 생존을 누리고 천리를 거스르는 자는 망함)'이라는 여덟 글자를 잊지 마실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