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 담당 기업부문 → ‘엔터프라이즈부문’으로 재편
CEO 직속 미래가치추진실 격상…전략 수립·투자 담당
KT가 11일 시행한 2021년 정기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에서 기업간거래(B2B) 비중을 크게 늘렸다. 통신기업(텔코·Telco)에서 디지털 플랫폼기업(디지코·Digico)으로 변신을 본격화하겠다는 목표다.
KT는 기존 기업부문을 ‘엔터프라이즈부문’으로 재편했다. 올해 11월 선보인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에 걸맞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다. 각 지역에 분산된 법인영업 조직과 인력도 통합했다.
엔터프라이즈부문장에는 정보기술(IT)전문가인 신수정 부사장을 보임했다. 회사는 신 부사장이 IT부문장과 KT그룹 최고정보책임자(CIO)를 역임한 만큼 B2B 고객에게 창의적인 디지털혁신(DX) 방안을 제시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한다.
◆AI·DX융합사업부문 대폭 강화…‘KT랩스’ 신설
인공지능(AI)·DX융합사업부문도 대폭 강화했다.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이었던 송재호 전무를 AI/DX융합사업부문장 및 올초 신설된 최고디지털혁신책임자(CDXO)로 선임했다. 송 전무는 미디어사업·미래성장사업·빅데이터사업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친 경험을 바탕으로 DX 사업모델 발굴에 앞장선다.
AI·DX융합사업부문 산하에 KT랩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KT랩스는 ‘통신’이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KT가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개척자’ 역할을 맡는다. AI컨택센터(AICC) 사업 활성화를 위해 AI·빅데이터사업본부 산하에 AICC사업담당을 신설했다.
그동안 KT그룹의 혁신을 주도했던 미래가치 태스크포스(TF)는 ‘미래가치추진실’로 격상했다. 최고경영자(CEO) 직속조직인 미래가치추진실은 그룹 차원에서 전략 수립과 투자를 맡는다.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이었던 김채희 상무는 KT그룹의 전략을 총괄하는 전략기획실장으로 중용했다. 김 상무는 AI 사업 영역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광역본부는 지사 조직을 상권 중심으로 재편하고 각 지역의 특성에 맞도록 조직을 유연하게 운영한다. 광역본부 자율권을 확대하고 지역별 책임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광역본부 임원을 16명에서 21명으로 늘렸다. 이번 인사를 통해 KT 전체 임원 수는 10% 이상 감소했지만 고객 서비스를 책임지는 지역 임원은 30% 이상 증가했다. 광역본부장을 대부분 전무급(6명 중 5명)으로 배치해 조직의 위상을 높였다. 수도권 지역에 임원을 추가 배치해 고객 중심의 서비스경영을 강화했다.
인프라 조직도 강화했다. IT부문에 ‘IT전략본부’를 신설해 그룹 차원의 플랫폼 경쟁력을 높인다. 사업부서의 IT 밀착 지원을 위해 기존 소프트웨어(SW)개발단을 ‘SW개발본부’로 격상시켰다.
KT는 이번 임원인사에서 사장단 중심의 ‘공동경영’을 지속하는 한편 40대 젊은 인재와 여성 인재를 중용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KT 임원 전체 수는 전년 대비 10% 이상 줄어든 87명이 됐다.
이번에 KT그룹은 사장 2명, 부사장 3명, 전무 9명이 승진했으며, 상무 23명이 새로 임원이 됐다. KT 신규 임원(상무) 20명 중 50%인 10명이 50세 미만으로, KT 전체 임원의 28.7%가 40대로 조직의 활력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KT는 이번 인사에서 강국현 커스터머부문장,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 2명의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강 신임 사장은 영업 및 마케팅 조직 통합에 따른 시너지를 이끌어 고객가치 창출에 기여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 신임 사장은 KT가 디지털 플랫폼기업으로 변신하는데 그룹 차원의 전략 수립과 투자를 주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강국현·박종욱 사장은 구현모 대표이사와 함께 사장단(총 3명)을 이루게 됐다. 구현모 대표이사 취임 이후 시작된 ‘공동경영’이 한층 강화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강국현 신임 사장은 고객중심 경영 강화를 책임지고, 박종욱 사장은 KT가 그룹 차원에서 ABC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기업으로 변신하는데 중추적 역할을 맡는다.
송재호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김형욱 미래가치TF장, 정기호 나스미디어 대표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송 신임 부사장은 IPTV(올레TV)를 중심으로 KT가 국내 대표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자리매김하는데 중심이 됐다.
◆나이·성별 관계없이 ‘성과 위주’ 인사…임원 28.7% ‘40대’
김형욱 신임 부사장은 ‘마음을 담다’ 캠페인을 중심으로 고객발(發) 자기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KT를 부각시키고, AI 인재 육성을 주도했다. 정기호 신임 부사장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자세로 나스미디어를 국내 디지털광고 업계의 절대 강자로 자리매김시켰다.
이번 임원인사의 최연소 임원인 최준기 상무(1974년생)는 상무보 2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최준기 상무는 앞으로 AI·빅데이터사업본부장을 맡아 KT의 AI·빅데이터 사업을 주도한다.
이번 인사의 특징 중 하나는 여성을 중용했다는 점이다. 전년 여성임원 승진자가 1명에 불과했지만 이번에 3명의 여성이 새롭게 임원(상무)으로 선임됐다. 이로써 KT 여성임원 비율은 8.1%에서 10.3%(9명)로 두 자릿수가 됐다. 김채희 상무가 전략기획실장, 옥경화 상무가 IT전략본부장, 이미희 상무가 클라우드·DX사업본부장을 맡는 등 여성임원을 요직에 발탁했다.
열정을 갖고 성과를 창출한 경우는 연령에 상관없이 인사를 통해 보상을 받았다. 이번에 50명이 상무보 및 시니어 마이스터로 승진했는데 정년퇴직을 앞둔 1960년대 초반생 3명이 상무보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