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방송한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편 비판
“제가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 되어 있는 것 같아”
국내 이집트고고학 전문가로 알려진 곽민수 한국이집트학연구소장이 tvN 예능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의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편의 오류를 지적했다.
곽 소장은 20일 자신의 SNS에 지난 19일 방송된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 이집트 클레오파트라 편에 대해 “사실관계 자체가 틀린 게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언급하기가 힘들 지경”이라며 “지도도 다 틀렸다”고 꼬집었다.
곽 소장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알렉산드로스가 세웠다는 말이나 프톨레마이오스-클레오파트라 같은 이름이 무슨 성이나 칭호라며 ‘단군’이라는 칭호와 비교한다든가 하는 것들은 정말 황당한 수준”이라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를 이집트에서 로마로 돌아가 말했다고 한 것 정도는 그냥 애교 수준”이라고 했다.
또 곽 소장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프톨레마이오스 2세 때 세워졌다는 것이 정설이며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는 파르나케스 2세가 이끌던 폰토스 왕국군을 젤라 전투에서 제압한 뒤 로마로 귀국해 거행한 개선식에서 한 말”이라고 설명했다.
곽 소장은 “재미있게 ‘역사 이야기’를 한다고 사실로 확인된 것과 그냥 풍문으로 떠도는 가십거리를 섞어서 말하는 것에 저는 정말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설민석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그 문제의식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역사적 사실과 풍문을 함께 이야기하는 것은 역사 이야기를 할 때 관심을 끌기에 분명히 좋은 전략이지만, 하고자 하는 것이 그냥 ‘구라 풀기’가 아니라 ‘역사 이야기’라면 사실과 풍문을 분명하게 구분해 언급해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게다가 이건 언급되는 사실관계 자체가 수시로 틀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곽 소장은 “제가 자문한 내용은 잘 반영이 안 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보지 마시라”고 했다. 그는 앞선 게시글에서 해당 방송 편에 자문을 맡았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애초에 제작진 측에서 자문자로서 제 이름을 크레딧에 올려줄 수 없다고 해서 정말 황당하고 어이없었다. 끝까지 따져 결국 크레딧에 제 이름을 올려주기로 하기는 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논란 속에서 소위 ‘설민석 류’라고 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조금은 더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