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공개 이후 주가 4거래일간 7%↑
“작품 흥행 그 이상의 의미...기타 OTT와 협상 원활할 것”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이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제작사인 스튜디오드래곤의 주가 재평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는 한국 드라마가 글로벌 지역으로 확산되는 시발점이 된 가운데 콘텐츠 영향력을 키운 스튜디오드래곤의 성장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스튜디오드래곤은 전장 대비 200원(0.22%) 오른 8만9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스위트홈’이 공개된 지난 18일 이후 이날까지 4거래일 간 7% 넘게 올랐다. 스위트홈은 공개 이후 넷플릭스 글로벌 드라마 랭킹 3위를 차지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전 세계 넷플릭스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스위트홈은 지난 22일 기준 한국을 포함해 홍콩, 싱가포르, 페루, 카타르, 베트남 등 아시아·남미 지역 국가 11곳에서 인기 순위 1위에 올랐다. 북미·유럽 지역에서도 ‘톱 10′에 포함됐다. 특히 미국에선 8위를 차지하며 한국 드라마 최초로 넷플릭스 미국 드라마 순위에 안착했다.
스위트홈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은둔형 외톨이 고등학생 현수가 가족을 잃고 이사 간 아파트에서 겪는 기괴하고 충격적인 이야기를 그렸다. 한국형 크리처물로 총 3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이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등을 연출한 이응복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송강, 이시영, 이진욱 등이 출연한다.
증권가는 스위트홈의 이번 흥행이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스위트홈의 흥행은 단순히 작품의 흥행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며 “한국 드라마가 동남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지역으로 확산되는 포문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제작사는 글로벌 레퍼런스를 확보해 다양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와의 콘텐츠 협업 기회를 마련할 수 있고, 신작 뿐 아니라 구작 라이브러리 가치 상승에 따른 판가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다”면서 “오리지널 작품이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도 가능한데 스위트홈으로만 360억원의 판매매출, 60억원의 이익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수치는 회당 제작비 30억원, 매출 총이익률(GPM) 20%를 가정해 추정한 것이다.
플랫폼 입장에선 디즈니플러스의 무서운 성장 속에서 넷플릭스도 가입자 확대를 위한 킬러 콘텐츠 확보가 절실하다는 점이 주목된다. 그는 “과거 크리처물인 ‘기묘한 이야기’의 흥행으로 미국 내 넷플릭스 신규 가입자가 52만명 증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판 기묘한 이야기로 불리는 스위트홈의 흥행 여부에 따라 시즌제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에는 다양한 OTT 사업자들이 한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으로 이에 따른 기대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스위트홈으로 확보한 레퍼런스가 판매처 다변화에 기여하고 미국 시장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중국향 오리지널 판매는 덤으로, 글로벌향 드라마가 본격 출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콘텐츠 경쟁력에 기반한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황성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언택트 트렌드 확산에 따른 OTT의 득세와 더불어 가입자 확보를 위한 킬러 콘텐츠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경쟁력이 검증된 K-드라마에 대한 수요 역시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기타 OTT들과의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