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제외’ 미계약자, 팽팽한 줄다리기 연말까지 계속될 전망
관심 받는 선수들은 이미 계약, 나머지 선수들은 해 넘길 가능성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미계약자들에게 올 겨울에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해줄 산타는 끝내 찾아오지 않았다.
2020시즌을 마친 뒤 FA 시장이 막을 올린 이래 16명 중 7명이 도장을 찍었지만 아직 9명은 시장의 차가운 한기를 몸소 느끼고 있다.
올 스토브리그 FA 시장은 12월이 되자마자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1일 김성현이 원 소속팀 SK 와이번스와 FA 1호 계약을 체결한 것을 시작으로 3일에는 김용의가 1년 총액 2억 원에 계약을 마쳤다.
이후 두산 허경민, SK 최주환, 삼성 오재일, KIA 최형우 등 많은 관심을 받았던 A급 선수들이 대형 계약을 품에 안으며 크리스마스 전 따뜻한 겨울을 맞이했다.
하지만 지난 14일 오재일과 최형우의 계약 이후 아직까지 새로운 체결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현재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는 김재호, 유희관, 이용찬(두산), 우규민, 이원석(삼성), 차우찬(LG), 김상수(키움), 양현종(KIA), 이대호(롯데)이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양현종 정도를 제외하면 나머지 8인의 선수들은 속이 타 들어갈 시점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내부 FA 자원인 허경민과 정수빈을 잔류시키는데 무려 141억 원을 투자한 두산은 이후 관망세다. 최주환과 오재일을 타 팀에 내주고도 아직 3명의 내부 FA 자원들이 남아있지만 지출이 워낙 커 또 다시 큰돈을 쓰기는 부담이 되는 모양새다.
사실 두산 입장에서도 급할 것은 없다. 내년이면 30대 중후반에 이르는 김재호와 유희관은 타 팀 이적이 쉽지 않다.
특히 A등급으로 분류된 유희관은 타 팀에서 영입시 보상 선수까지 내줘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적이 더욱 쉽지 않아 보인다.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키움 김상수도 마찬가지다. 다만 유희관과 김상수는 생애 첫 FA 자격을 얻은 만큼 그에 따른 기대치도 높을 것으로 보여 조건이 맞지 않을 경우 구단과 장기전이 예상된다.
지난 6월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한 이용찬도 부상 경력이 현재까지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두산의 남은 내부 FA 3인방의 계약은 현재로선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 보인다.
4년 전 LG와 95억 원에 계약하며 잭팟을 터뜨린 차우찬 또한 부상 경력이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다.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재취득한 우규민과 이원석은 적지 않은 나이가 큰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우규민의 경우 삼성과 4년 전 65억 원에 계약을 맺은 뒤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했다.
2020시즌을 끝으로 롯데와 4년 총액 150억 원 계약이 끝난 이대호는 원 소속팀 잔류가 유력해 보인다. 워낙 롯데를 상징하는 선수라는 이미지가 각인 돼 있고, 적지 않은 그의 몸값을 감당할 수 있는 구단도 많지 않다. 내년이면 불혹이 되는 그의 나이도 부담이다.
4년 전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대호는 구단과 리그를 대표하는 합당한(?) 몸값을 롯데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나이가 나이인 만큼 금액 뿐 아니라 계약 기간 등에서도 구단과 이견이 있을 수 있다. 구단이 단기 계약을 제시한다면 이대호와 협상 기간은 더욱 늘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