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10살 여아를 강간하고 칼로 찔러 살해한 20대 남성이 자수한 점을 참작해 사형을 면했다가 최종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28일 환구시보의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광시인민법원은 10살 여아를 강간, 살해한 A씨(29)에 대한 최종심에서 사형 집행을 유예한 2심을 뒤집고 사형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10월 같은 마을에 거주하던 10살 여아 B씨를 강간하고 칼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시 마을 시장에서 과일을 팔던 B씨의 주변을 맴돌며 기회를 엿보다 목 졸라 기절시킨 후 야산으로 끌고 갔다.
B씨가 정신을 차리고 달아나려 하자 A씨는 B씨를 칼로 찌르고 강간했다. 이후 B씨가 과일을 팔아서 번 32위안(약5300원)까지 약탈해 달아났다.
B씨는 야산에 버려진 채 숨을 거뒀다. 사건 발생 이틀 뒤인 6일 A씨는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경찰서에 가 범행을 자백했다.
1심에선 사형이 선고됐으나 2심에서 A씨가 자수한 것을 정상 참작해 사형 집행을 유예한다는 선고를 내렸다. B씨 어머니는 중국의 최고인민법원에 상고했다.
중국에서 2심 판결은 논쟁의 대상이 됐다. 온라인에서는 10살 여아를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에 대해 낮은 형량이 부과됐다며 법원을 비판하는 여론이 일었다.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최종심에서 범죄의 잔혹성과 심각성, 사회적 영향 등을 고려해 기존 2심 판결을 뒤집고 사형을 선고했다.
최고인민법원은 "자수는 했지만 죄질을 종합적으로 따졌을 때 처벌을 줄여줄 순 없다"라며 "각종 미성년자 대상 범죄는 엄벌해야 하며 특히 성범죄에는 절대 관용을 베풀거나 사정을 봐줘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언론들은 일제히 "정의를 실현한 판결"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하지만 B씨의 어머니는 "범죄자가 사형을 받았지만 그렇다고 딸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어서 허탈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B씨의 어머니는 지난 2009년 남편이 물에 빠진 다른 집 아이를 구하려다 숨진 뒤 홀로 1남 4녀의 다섯 아이를 키웠다. 이번에 끔찍한 범죄로 막내딸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