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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 지갑 닫은 가계, 빚투에 '베팅'


입력 2021.01.07 12:00 수정 2021.01.07 17:31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순자금운용액 1년 새 14.1조↑…"코로나19로 소비 위축"

지분증권·투자펀드 급증…금융기관 차입 29.2조나 늘어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0포인트를 넘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KB국민은행 딜링룸의 모습.ⓒKB국민은행

가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소비를 줄이며 생긴 여윳돈에 더해 대출까지 끌어 모아 주식 등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7일 공개한 '2020년 3분기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30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16조6000억원) 대비 14조1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계의 순자금 운용액이 늘었다는 것은 이 기간 투자 등에 투입한 여윳돈의 증가 폭이 대출 등 조달액보다 더 많았다는 뜻이다. 순자금 운용액은 해당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보통 가계는 이 순자금 운용액이 양(+)인 상태에서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의 방식으로 기업이나 정부 등 다른 경제주체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가계의 2분기 자금 운용 규모는 83조8000억원으로 같은 기간(40조6000억원) 대비 43조2000억원 급증했다. 가계의 자금조달액 역시 24조원에서 53조2000억원으로 29조2000억원이나 늘었지만 자금 운용액 증가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운용 부문별로 보면 특히 지분증권 및 투자펀드 금액이 8000억원 감소에서 22조5000억원 증가로 돌아서며 빠르게 몸집을 불린 모습이다. 해외 채권과 주식 등 국외운용도 1조1000억원에서 8조2000억원으로, 채권 투자 역시 4000억원에서 9조7000억원으로 크게 확대됐다. 반면 금융기관 예치금은 27조3000억원에서 24조5000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이 과정에서 대출은 크게 늘었다. 가계의 자금 조달 추이를 보면 금융기관 차입이 23조4000억에서 52조6000억원으로 29조2000억원 증가했다.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으로부터의 차입이 25조원에서 39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기타금융기관 차입은 1조7000억원 감소에서 13조3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은 정부의 추경집행에 따른 가계 이전소득의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비금융법인기업의 경우 순자금 조달 규모가 17조8000억원에서 14조9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 감소했다. 기업은 자금 운용액보다 자금 조달액이 많아 순자금 운용액이 음(-)인 '순자금 조달' 상태가 일반적이다.


기업의 자금조달액은 26조5000억원에서 38조7000천억원으로 12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금융기관 차입액이 15조5000억원에서 42조2000억원으로 26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기업의 자금운용액은 8조7000억원에서 23조8000억원으로 15조1000억원 늘었다.


정부의 순자금 운용액은 16조4000억원에서 8조8000억원으로 줄었다. 조달 형태별로는 국채 순발행액이 2조원 감소에서 26조1000억원 증가로 전환하며 크게 확대됐다. 반면 금융기관 차입은 1조원 증가에서 13조4000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일반정부 순자금운용은 정부수입이 확대됐으나, 코로나19에 따른 3, 4차 추경 집행 등으로 정부지출이 더 크게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축소됐다"고 전했다.


한편, 자금 흐름이 아닌 각 경제주체의 일정 시점 금융자산·부채 잔액을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가계와 기업, 정부의 순금융자산은 각 2333조1000억원, 91조원, 75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 분기 말과 비교해 각각 88조2000억원, 61조2000억원, 40조1000억원 늘어난 규모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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