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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가 복병”...외식업계, 영업제한에 배달길까지 막혀


입력 2021.01.08 15:29 수정 2021.01.08 15:33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배민·쿠팡이츠 등 주여 배달앱 지연 안내

일부 지역 서비스 재개, 전체 운영은 미정

외식업계, 유일한 매출 수단도 막혀 ‘안절부절’

소비자, 언택트 서비스 ‘빨간불’…“불만 폭주”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설을 동반한 강력한 한파가 이어진 7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망포역 사거리가 밤새 내린 눈으로 차량정체를 빚고 있다.ⓒ뉴시스

지난 6일 저녁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내린 폭설과 한파로 도로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외식업 종사자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매장 영업이 제한된 상황에서 유일한 매출의 수단인 배달 길 마저 막히게 되면서다.


배달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 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앱 운영사들은 다음날인 7일 배달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서비스 범위를 축소했다. 특히 오토바이 등 이륜차를 활용한 음식 배달은 안전상의 문제가 거론되면서 배달앱은 라이더 관련 프로모션 등도 전면 중단했다.


배달의 민족은 앱 메인 화면에 ‘날씨로 인한 주문 지연 안내’ 사항을 배너 형태로 공지하며 “눈이 많이 올 때는 배달이 늦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배민이 운영하는 B마트 역시 이날 오전 '생필품 즉시배송' 서비스를 일부 지역에 한정해 재개했다가 오후에 다시 중단했다.


아울러 배민은 자체 배달 기사들인 ‘배민라이더스’들에게도 “기상 악화에 대비해 방한장비를 갖추고, 눈길 운행시 안전에 더욱 유의하시기 바란다”면서 “배민라이더스는 배달시간 준수와 관련한 어떠한 불이익도 없다”고 공지했다.


요기요와 쿠팡이츠도 기상 악화로 배달이 지연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특히 쿠팡이츠는 또 기상악화로 인한 라이더 수급 문제로 한 때 서울 일부 지역의 배달 수수료가 건당 1만5000원을 훌쩍 넘기도 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단순 주문중개 서비스의 경우 6일 저녁 소비자와 음식점 쪽에 모두 배달지연을 안내했고, 이날 저녁 7시 30분 부터는 요기요 자체배달과 요마트는 셧다운했다”며 “8일 현재 요마트와 요기요익스프레스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오픈을 했고, 남은 지역도 순차적으로 배달 가능 여부를 체크 중이다”고 상황을 전했다.


배달 앱 운영사들은 도로 제설상황을 지켜본 뒤 추후 정상 운영을 이어나간다는 입장이다. 길 복구작업이 원활하지 않자 일부 지역은 서비스 중단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폭설이 내린 지난 6일 늦은 오후 배달에 나선 배달대행업체 기사의 오토바이에 눈이 소복히 쌓여 있다.ⓒ라이더유니온

외식업체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배달 길이 막히면서 유일한 매출의 수단마저 잃을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현재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수도권에서는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식당의 영업이 오후 9시 이후 포장·배달을 제외하고 일제히 금지됐다.


특히 지난 12월 8일부터는 2.5단계로 거리두기가 격상된 데다, 종료없이 연장만 한 달째 거듭되고 있다. 5인 이상 취식금지 등 강력한 지침이 끊임없이 추가되고 있는 데다, 거리두기 종료 여부 역시 예측할수 없다는 점에서도 업계의 불안감을 높인다.


외식업체들은 자구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아예 가게 문을 닫고 영업을 포기한 업체도 다수지만, 일부는 직접 배달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상황을 잠자코 지켜볼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서다.


서울 종로구에서 식당을 운영중인 김모(30대)씨는 “배달 하루평균 12건 정도였는데 어제 오늘 합쳐서 현재까지 2건 밖에 못 받았다”며 “배민라이더 쓰는데 제한 구역을 풀어주지 않으니 장사도 못하고 있다. 이번주 내내 춥다는데 라이더도 없고 배달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폭주하고 있다. 기록적인 폭설로 국민의 상당수가 의존하는 '언택트(비대면) 서비스'에 빨간불이 켜졌다. 배달 지연 현상으로 직장인들은 점심 시간을 놓쳤고, 언덕 지역, 고층이지만 엘리베이터가 없는 등은 배달 거부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또 배달비용이 늘어나면서 일부 점포에서는 이를 음식 가격에 전가하는 방식으로 감당하고 있는데 이 또한 소비자들과 마찰을 빚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다르다 보니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여의도에서 근무 중인 직장인 김모(30대)씨는 “점심마다 부서원들과 같이 점심을 시켜먹는데, 점심시간이 끝나가도록 음식을 갖다주질 않아 직접 차를 끌고 음식을 받으러 다녀와야 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상화까지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밤사이 내린 눈으로 사고도 속출한 데다, 이번주 내내 한파가 예고돼 있어서다. 더욱이 배달 음식 주문량은 급증했지만 현장에서는 기상 악화로 배달 라이더 수급이 어려워 배달난을 겪고 있다.


배달 업무를 하고 있는 라이더 최모(50대)씨는 “배달을 거부하면 기사 평점이 낮아지고 배달 배정 대기 시간이 갈수록 길어지는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며 “3년 전 폭설에도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바뀐 것이 없다. 폭설이나 폭우 등 위험한 상황에서 플랫폼이 배달을 막을 기준과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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