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 관객수 11일 1만 776명, 12일 1만 1609명
극장 관계자, 신작 OTT행에 깊은 한숨
영화계, OTT 극장 외면 아닌 플랫폼의 확대
“터널의 끝이 안 보인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11일 극장 일일 관객수가 1만 776명을 기록한 후 한 영화계 관계자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이날 기록한 관람객 수는 영화진흥위원회가 2004년 공식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였다.
12일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박스오피스 1위인 '원더우먼 1984'의 관객수는 3184명이었으며, 일일 총 관객수는 1만 1609명이다. 전날 최저 관객수보다 833명 추가됐으나 여전히 1만명대 수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상황이면 자칫 1만명대 붕괴라는 집계 이후 접해보지 못한 숫자대를 볼 수도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이 지난해 국내에 퍼지면서 극장발 소식은 매번 처참했다. ‘최저 관객’ ‘극장 영업 중단’ ‘영화 개봉 연기’ 등 2020년 이전에는 들어보기도 힘든, 아니 하나 하나가 큰 이슈였던 소식들이 너무 자주 일어났다.
그래도 극장가는 지속해서 희망을 찾았다. 전 세계가 극장 자체를 운영하지 못할 때, 국내 극장가는 ‘#살아있다’ ‘결백’ 등을 개봉하면서 조금씩 움직였고, ‘반도’를 통해 반등을 노렸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연이은 ‘재확산’ 소식은 이런 반등의 발목을 잡았다.
결국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작된 3차 재확산으로 인해 극장은 또 추락하기 시작했고, ‘최저 관객’ ‘극장 영업 중단’ ‘영화 개봉 연기’ 등의 소식이 또 들려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승리호’ 등 대작들의 넷플릭스 개봉 소식은 극장가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일부 극장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영화계에 아쉬운 소리를 하기도 했다. 앞서 SNS에 글을 올린 관계자는 같은 게시글에서 “극장은 안간힘을 쓰는데 영화계 전체적으로 너무 무관심한 것 같다. 극장이 무너져도 OTT만 있으면 살아날 수 있다고 보는 걸까”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다른 극장 관계자는 “영화 개봉이 미뤄질 때마다 신경이 곤두선다. 저러다 결국 넷플릭스 같은 OTT로 가는 거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서다”라며 “코로나19가 조금 수그러들더라도 정작 극장에 걸 영화가 없어지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물론 영화계도 할 말은 있다. 개봉이 되고 매출이 생겨야 자신들도 살 수 있는 상황이다. 넷플릭스로 향하는 이유도 이 같은 이유가 절대적이다. 일부에서는 극장이라는 공간을 버리는 것이 아닌, 플랫폼의 확대라며 애써 극장의 현 상황을 바라보려 하지 않고 있다.
어쨌든 극장 관객수는 1만명대에서 겨우 버티고 있다. 이날 한국영화는 2202명이 봤고, 해외 영화는 9403명이 봤다. 20일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이 개봉을 확정했지만, 이같이 상황에서 개봉을 연기한 대작들의 스크린행 고민은 당분간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