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시장 출마자 데일리안 인터뷰
"안철수 과거 행보 보면 단일화 순탄치 않을것
결정적 순간에 생각을 안 밝히고 모호한 화법
원샷경선 물건너갔다…우리 당 경선 집중해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오신환 국민의힘 전 의원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당을 해본 자신의 경험으로 미뤄볼 때 야권 후보 단일화의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라며, 이제 국민의힘 후보들이 경선에 집중해 정책과 비전으로 선의의 경쟁을 펼쳐 변화와 혁신을 상징할 수 있는 후보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경선은 나경원 전 원내대표·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자신의 신구(新舊) 맞대결 '3파전'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경선에서 중도 외연 확장성과 2040 세대에 대한 소구력이 입증된 자신이 최종 후보로 선출되는 결과가 나온다면 그로 인해 보궐선거의 판도는 완전히 뒤집히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신환 국민의힘 전 의원은 13일 서울 여의도 정치문화카페 '하우스'에서 가진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표는 아이디어도 많고 인품도 훌륭하고 나무랄데 없는 분인데 특유의 모호한 정치 화법이 문제"라며 "안 대표의 애매모호한 태도와 과거 행보로 봐서는 (야권 후보) 단일화가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 전 의원은 "출마할 때 '단일화를 하겠다'고 선언한 것인데,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은 밝히지 않고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결정적인 순간에 자기 생각을 밝히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였던 오신환 전 의원은 지난 2019년 하반기의 '결정적 국면'을 떠올렸다. 추석까지 정당 지지율 10% 달성을 공언했던 손학규 대표가 퇴진을 거부하자,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는 9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구성해 야권 재편을 모색했다.
하지만 공동 대주주 유승민 의원이 현장지휘를 한 반면, 안철수 대표의 입장은 모호했다. 결국 중대 국면에서 4개월을 허비하다가, 해가 바뀌고 1월에야 바른정당계가 탈당을 결행했다. 안 대표의 모호한 태도로 야권 재편이 지연된 것은 범야권의 준비 시간 부족을 불러와 총선에서 참패 원인 중 하나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신환 전 의원은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합당해서 바른미래당이 탄생한 것이니 (다시 태어나는) 과정에서 안철수 대표의 의견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하고 접촉을 했으나 답을 듣기 어려웠다"며 "이익이 극대화되는 시기를 찾다가 본인이 고뇌에 찬 결단을 하듯이 결론을 내리는데, 따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전혀 믿을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것이며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음흉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의사 결정을 해야 하는데 자기 생각을 밝히지 않으니 주변 사람들의 피로감과 비호감도를 높인다"며 "내가 과거 주장했던 공동기구를 통한 '원샷경선' 단일화는 물건너갔으니까, 이제 우리 당은 정책을 통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좋은 후보를 뽑기 위한 절차를 밟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 쓰리' 3파전 관측에 '신구 맞대결'로 맞불
"10년전 나경원·오세훈 대 오신환 '3파전'이냐
경선서 내가 이긴다면 판도 완전히 뒤집힐 것
국민의힘 지지층 돌아오면 安 지지율 신기루"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이태원에서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오세훈 전 시장도 조만간 출마선언이 예상된다. 벌써부터 범야권 후보 경쟁이 나경원·안철수·오세훈 '3파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전날 나 전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빅 쓰리'가 다 나와야 판이 커진다"며 이들을 '빅 쓰리'라 명명했다.
이에 대해 오신환 전 의원은 "안철수 대표가 들어오지 않는데 어떻게 국민의힘 경선이 3파전이냐"며 "국민의힘 경선이 3파전이라면 10년 전 인물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오세훈 전 시장 대(對) 미래를 이야기하는 젊은 '게임체인저' 오신환의 신구 맞대결의 '3파전'이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오 전 의원은 "그분들이 출마를 하고 안하고는 자유의사지만 '결자해지'라고 한다면 10년 전에 실패를 했으니까 이번에는 지지해달라는 말이 아니냐. 결국 과거 회귀"라며 "서울시의 미래를 이야기해야할 중차대한 선거에서 대놓고 과거로 가겠다고 하면 결국 정치 진흙탕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원순 시정 9년이 서울을 후퇴시키고 침체된 도시로 만들었기 때문에, 젊은 시장이 역동성 있는 젊은 서울을 만드는 게 미래 비전"이라며 "우리 당이 그동안 취약했던 합리적 중도로의 외연 확장, 2040 젊은층에 소구력이 있는 70년대생 '97 세대' 후보로서 그 역할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나아가 "경선에서 오신환이 나경원·오세훈을 꺾는 파란을 일으킨다면 판도가 완전히 뒤집힐 것"이라며 "지금 안철수 대표 지지율의 상당 부분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문재인정권 심판을 위한 반대급부로 지지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의힘이 정말 혁신과 변화의 과정으로 경선을 치러내서 좋은 후보를 만들어낸다면 안 대표의 지지율은 신기루"라고 단언했다.
30대 시의원서 40대 원내대표까지 '차근차근'
총선서 한국당 26.1% 얻는 동안 41.7% 득표
"서울시, 청년들에게 희망 되는 역할 하겠다
자영업자 어려움 뼈저리게 느껴…보상 공약"
오신환 전 의원은 서울 관악구에 소재한 당곡초·당곡중·당곡고를 나왔다. 2006년 지방선거 관악1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에 당선돼 만 35세의 나이로 정계에 입문했다. 남성 최연소 시의원이었다. 2010년에는 당의 요청으로 최연소 관악구청장 후보로 나섰으며, 2012년 총선에도 출마했으나 분루를 삼켰다. 2015년 4·29 보궐선거에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내리 5선을 하며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던 서울 관악을에 마침내 27년만에 보수정당의 깃발을 꽂았다.
이듬해 재선에 성공한 오 전 의원은 2019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에 선출됐다. 교섭단체 원내대표를 40대 정치인이 맡은 것은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해 총선에서도 서울 관악구에서 미래한국당이 26.1%의 정당득표에 머무는 사이, 오 전 의원은 이를 훌쩍 뛰어넘는 41.7%를 득표하며 개인 경쟁력과 중도 외연 확장성을 입증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보수의 험지라는 관악에서 초·중·고를 나왔고,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나름대로 정치를 해왔던 결과였지만 운도 좋았다"고 겸양하더니 "사실 청년들에게 무조건 '도전하라'며 느닷없이 험지로 내보내면 뿌리를 내리고 정치하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당내 청년 정치인들을 제도적으로 어떻게 성장시켜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고, 지금도 많이 하고 있다"며 "청년정치 아카데미를 상설화해서 당내에 많은 인재들을 길러내고 당직에 배치해, 총선이나 지방선거 때 40대 이하 청년들을 대거 내보내서 그분들의 역량이 당을 주도하게 되면 당도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을 피력했다.
청년에 대한 평소의 깊은 고민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공약으로 심화·발전이 됐다. 오 전 의원은 "청년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이 굉장히 많다"며 "주거·일자리·결혼과 진로 문제… 서울시가 이런 고민들에 대해서도 힘이 되고 희망이 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청년주택과 관련해서는 말만 무성할 뿐 실질적으로 청년들이 혜택을 받는데는 한계가 많다. 청년임대주택을 좀 더 과감하게 공급하고 청년들이 혜택을 받는 폭도 넓힐 필요가 있다"며 "LTV 40% 제한인데 청년들이 유동자금을 다 확보해서 집을 살 수가 없지 않느냐. 신혼부부 등의 생애 첫 주택 구입에서는 서울시가 좀 더 적극적인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현재 자영업자 신분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협동조합을 설립을 주도해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 정치문화카페 '하우스'를 차렸다. '하우스'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찾고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초청특강을 하는 등 정치문화 창달에는 기여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카페로서 운영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치권의 협동조합 출자자들이 벌써부터 '돈 묻은 셈 친다'는 말을 하곤 한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을 '공감'을 넘어 '체감'하고 있는 오 전 의원은 "단 몇 개월 운영하는데도 뼈저리게 느낀다. 고정적으로 나가는 임대료와 인건비 문제에 잠을 못 이룰 정도"라며 "정부의 집합금지명령으로 임대인과의 임대차계약 목적에 부합하게 공간을 사용하지 못했다면 정부가 보상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일본은 수도권 긴급조치를 발령하면서 20시 이후 문을 닫는 음식점에는 하루 6만 엔씩 손실보상을 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연방정부·주정부·임대인·임차인이 4분의 1씩 분담하는 임대료 긴급지원제도를 운영한다"며 "우리 정부가 전국민재난지원금처럼 줘도 되고 안 줘도 되는데 선심 쓰듯 준다는 듯이 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됐다"고 질타했다.
전날 영업손실기간 중의 고정비 30%, 최대 500만 원까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손실을 보상하겠다고 공약한 오 전 의원은 중앙정부도 고통 분담의 몫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전 의원은 "정부·지자체·임대인·임차인이 고통 분담을 고루 같이 해야 한다"며 "어제(12일) 공약을 했지만 지자체 서울시가 모든 손실을 다 보상해줄 수는 없기 때문에, 정부가 해야할 몫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달라는 것"이라고 요구했다.
'드라마의 사나이'…경선서도 '드라마' 자신
"과거와 미래 싸움이 되면 늘 미래가 이긴다
보선서 세대교체 이뤄내야 대선 방향성 맞아
관악을·원대 경선 때처럼 드라마 만들겠다"
18일부터 예비경선 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국민의힘 경선과 관련해서는, 당의 변화와 혁신을 보여줄 수 있는 획기적인 경선 방식을 도입한다면 시민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본선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후보자 간의 1대1 토론을 통해서 8강전·4강전·준결승·결승을 거치는 서바이벌 경선을 하면 어떻겠느냐"며 "무명이지만 실력 있는 미스터트롯 탄생에 국민들이 감동받듯이, 참신하고 흥미진진한 시간 속에서 보석 같은 후보가 기적의 드라마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선거란 과거와 미래의 싸움이 되면 늘 미래가 이길 수밖에 없는 결과가 나타난다"며 "오신환이 국민의힘 후보가 되는 것 자체가 혁신이고 변화라는 생각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중도 확장성과 참신함, 미래를 경선 과정에서 이야기하겠다"고 자신했다.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내년 3·9 대선에서 국민이 바라는 정권교체의 전초전 의미도 작지 않다. 연극 배우 출신으로 '드라마의 사나이'와 같은 정치역정을 지내왔던 40대 젊은 정치인 오신환 전 의원은 이번 경선에서도 '드라마'를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오신환 전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세대교체를 이뤄내고 중도 외연 확장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대선까지 바라봐도 방향성이 맞다"며 "누가 서울의 미래를 열 수 있는지, 누가 서울의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지 시민들께서 '게임체인저' 오신환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나아가 "서울 관악을에서 27년만에 당선됐고, 원내대표 경선도 누구도 이기리라 생각지 못한 경선에서 드라마를 만들었다"며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호소력 있게 알리는 수밖에 없다. 시민과 당원들께 잘 알려서 꼭 좋은 결과를 맺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