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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현대제철, 돌파구는 '수소'…"탄소 무역장벽 뚫어라"


입력 2021.01.31 06:00 수정 2021.01.29 15:45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친환경 정책이 보호무역 수단으로…탄소국경세 연 1조8천억 전망

친환경기술 확보에 철강업계 사활…수소 신사업, 탄소저감 총력전

포항제철소 직원들이 대기질을 측정하고 있다. (자료사진) ⓒ포스코

미국과 유럽연합(EU) 주도로 '탄소국경세' 도입 논의에 속도가 붙으면서 탄소 배출량이 높은 국내 철강업계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 '맏형'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탄소 배출량 저감과 수소 중심의 친환경 신사업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있다.


31일 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전 세계 탄소국경세 논의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탄소국경세는 탄소배출이 많은 국가나 기업에 추가로 부과하는 관세를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탄소국경세가 환경보호 정책을 넘어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해외 기업 진출을 막는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있다. 탄소 집약적 상품을 판매하는 기업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수입량을 제한하는 쿼터제 도입 근거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자료사진) ⓒAP/뉴시스

앞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우리는 더이상 무역정책과 기후목표를 분리할 수 없다"고 발언하며 기후위기에 대한 주요 해결방안으로 탄소국경세 도입을 공언한 바 있다.


아울러 EU는 탄소국경세 적용대상 분야, 제품의 탄소배출량 평가기준 등을 정하고 오는 2023년부터 관련 법안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206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한 중국도 탄소국경세 도입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기후변화 규제가 한국수출에 미치는 영향분석' 보고서에서 2023년 탄소국경세가 본격화되면 국내 철강업계 등은 미국, EU, 중국에 연간 6000억원 가량을 탄소국경세로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아울러 규제가 더욱 강화된 2030년에는 이보다 3배 증가한 1조8000억원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기후위기 대응이 예상보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국제사회 지형을 바꾸고 있어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특히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며 "탄소국경세 도입에 대한 대응은 환경보존 때문만이 아니라 수출 경쟁력과도 직결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포스코 그린수소 사업 개요 그래픽. ⓒ포스코

이처럼 국제사회의 탄소 무역장벽 강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 28일 컨퍼런스콜에서 수소 중심의 친환경 사업 구상을 재확인했다. 급성장하는 수소 산업에서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 동시에 탄소배출량을 줄여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한다는 것이다.


조주익 포스코 수소사업실장은 "2025년 7만t, 2030년 50만t, 2050년 500만t의 수소 생산체제를 계획 중"이라며 "수소생산 로드맵에 맞춘 관련 연구개발 투자와, 필요한 기술을 보유한 회사에 대한 인수합병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공법에 대한 연구·투자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소환원제철공법은 철광석의 환원에 사용되는 환원제를 탄소 대신 수소로 대체하는 공법으로, 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이는 친환경 제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전시열 포스코 생산기술전략실장은 "현재 포항에서 200만t 상용 파이넥스 설비를 운용하고 있는데, 환원의 약 25% 정도에 수소를 적용하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이를 100%로 올리는 것은 기술적 불확실성이 높아 국제공동연구 등을 통해 20년 내 공법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수소공장 사업 개요 그래픽. ⓒ현대제철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친환경 자동차 및 수소경제 전략에 따라 관련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현대제철은 수소 생산·판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현대차·현대글로비스 등과 합작사 '하이넷'을 설립했다.


김성주 현대제철 제품개발센터장 상무는 "수소 에너지의 원료인 부생가스와 관련해 큰 그림을 그리면서 사업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수소에너지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와 더불어 수소관련 부품, 수소 활용 사업에 대해서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현대제철은 오는 2024년까지 총 3400억원을 투입해 코크스 건식소화설비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코크스 건식소화설비는 폐열을 회수해 증기와 전력을 생산하는 설비로 연간 50만t의 탄소 배출을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그린본드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환경분야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19일 '녹색 채권' 발행에 대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 예측을 진행한 결과 예정 금액을 8배나 초과한 총 2조700억원이 몰렸다고 발표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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