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반대 동학개미들 "우리도 힘 모아 기관‧외국인에 대항할 것"
금융당국, 주식시장 혼란에 변동성 커질까 우려 "보완책 마련 주력"
공매도 재개에 반대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게임스톱'처럼 국내에서도 반(反)공매도 운동을 하겠다고 나서면서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향후 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모임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향후 공매도가 재개되면 게임스톱 사례처럼 개인투자자들과 함께 공매도 세력에 대항하는 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한투연은 '공매도 폐지', '금융위원회 해체' 등의 문구를 부착한 버스를 공매도 금지 기간이 종료되는 3월까지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등에서 운행시키며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 뜨거운 주식시장 열기와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 반대 여론까지 더해지며 만만치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공매도 논란으로 여론의 궁지에 몰린 금융위는 난처한 표정이다.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증권가 '큰손'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매도에 대항하는 이들의 집단행동이 금융정책 결정은 물론 시장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 개미들은 공매도 헤지펀드에 대항해 게임스톱 주식을 사들이며 시장을 뒤흔든 바 있다. 미국 온라인커뮤니티 래딧의 주식토론방인 월스트리트베츠에서 모인 개인투자자들의 '분노의 매수'는 공매도를 한 헤지펀드들의 수조원의 손실로 이어졌다.
게임스톱 사태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조직적으로 실력행사에 나서면 정보력과 자금력에서 앞서는 공매도 세력에 맞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다. 그 여파는 뉴욕증시를 출렁이게 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됐다.
실제 1일 국내 주식시장에선 공매도 잔액이 가장 많은 셀트리온이 14.51% 급등하는 '동학개미의 움직임'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액은 2조1464억원으로 잔액 기준 국내 1위 공매도 종목이다.
이 같은 분위기에 정치권에서도 숟가락을 얹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국의 게임스톱 사태는 공매도 재개 여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아무런 보완조치 없이 공매도를 재개하면 또다시 우리 주식시장이 외인 공매도가 주도하는 단타 시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은 공매도 보완책 마련을 통해 정책 신뢰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는 이달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해 정치권 의견 등을 청취하고, 공매도 재개 여부와 추가적 제도보완책을 내놓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