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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지난해 가동률 76% '뚝'…"코로나 직격탄"


입력 2021.02.04 11:12 수정 2021.02.04 11:14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정유사, 작년 수요 급감·정제마진 하락·가동률 하향 '삼중고'

올해 코로나 백신 보급 속도 '관건'…"하반기부터 반등 기대"

국내 정유4사 로고ⓒ각사

정유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정제 공장 가동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코로나 영향력이 소멸되는 올 하반기부터는 플러스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아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은 코로나 여파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감소로 지난해 부진한 정유설비 가동률을 기록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의 지난해 평균 가동률은 75.86%로 전년 82.91% 보다 7.05%p 하락했다.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석유제품 수요 저조로 정제마진이 계속 하락하자 고육지책으로 정유사들이 가동률 조정에 나서며 25%에 가까운 생산능력을 '자가격리' 시킨 셈이다.


정유사들의 평균 가동률은 1월 83.78%를 고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여파로 4월 74%대로 떨어진 가동률은 9월 72.10%에 이어 10월 71.60%, 11월 71.80%로 추락했다.


12월엔 76.20%로 반등했으나 전년 동월(84.07%) 보다는 한참 부족한 수준이다. 가동률 추이는 정유사들의 판매실적과 직결되는 것으로, 실제 대부분의 정유사들은 작년 마진 악화로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 부문에만 2조2228억원의 영업적자를 냈고, 에쓰오일도 정유 부문에서 1조6960억원의 손실을 봤다. GS칼텍스 역시 3분기 누계 기준 1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국내 정유사 월평균 가동률 추이ⓒ한국석유공사 자료, 데일리안 편집

특히 '1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의 가동률 조정에 주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작년 월 평균 싱가포르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4달러로 전년 3.7달러 보다 3.3달러 낮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가격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현재 수준의 정제마진으로는 팔수록 손해가 생긴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월 평균 기준 작년 3월까지 플러스를 나타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급락하면서 7월까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8월부터는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수익성 개선은 아직까지도 요원한 상황이다.


업계는 정제마진 개선 흐름은 아직 더딘 상황이나, 코로나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데다 세계 각국에서도 경기 부양 움직임을 재개하면서 올해에는 수요가 뚜렷하게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2~3월 중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100만배럴 줄이겠다고 발표한데다, 최근 국제유가도 배럴당 평균 50달러대로 상승해 수요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1월 보고서(MOMR)를 통해 올해 석유 수요를 9591만배럴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한 9589만배럴 보다 2만배럴 소폭 상향한 수치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석유 수요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해 1억배럴을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백신 효과로 올해 7월까지 브렌트유 기준 국제유가는 65달러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사들은 올해 석유제품 수요 증가, 정제마진 상승, 정제설비 가동률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상존하는데다 백신 접종에 따른 집단 면역 효과까지는 수 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실질적인 개선 효과는 올 하반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올해 석유 제품 수요는 코로나 백신 보급과 확진자 수 감소에 달려있다"면서 "팬더믹 통제가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경우 정유사들의 실적도 함께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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