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사찰 정보공개 및 진상규명 결의안 발의
국민의힘 "선거 앞두고 저급한 마타도어 유감"
국가정보원(국정원)은 16일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명박(MB)정부 당시 국정원의 이른바 불법 사찰 의혹 관련 문건 목록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업무보고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이 (목록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오전 회의에서는 사찰 관련 질의가 계속 나왔다"며 "오후에도 (같은) 얘기가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여당은 상임위 차원의 의결을 통해 국정원으로부터 목록을 제출받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국정원법 개정으로 정보위는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국정원의 보고를 요구할 수 있다. 정보위원 12명 중 8명이 민주당 소속이어서 민주당 단독으로 의결이 가능하다.
민주당 지도부가 MB정부 당시 불법 사찰 의혹에 대해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는 가운데, 김병기 의원은 이날 '국가정보기관의 사찰성 정보 공개 촉구 및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 결의안'도 대표 발의했다.
결의안에는 △불법 사찰 행위 재발 방지 및 사과 촉구 △국정원의 선제적 사찰성 정보 공개 및 자료 폐기 촉구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 및 재발 방지 노력 등의 내용이 담겼다. 결의안에는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포함해 민주당 의원 52명이 이름을 올렸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민주당 안규백·안민석 의원 등 일부 인사는 개인적으로 불법 사찰 정보 공개를 청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야당은 여당이 국정원의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해 "4월 재·보궐선거용 정치공세"라고 맞섰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재·보궐선거를 50여 일 앞둔 시점에서 민주당이 상습적인 전 정부 탓, 그것을 넘어서는 저급한 마타도어를 하고 있다"며 "심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MB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15일) 페이스북에 "국정원이 불을 지피고 여당 대표까지 바람잡이로 나서는 것을 보니 뭔가 거대한 정치공작이 진행되고 있는 건 아닌지, 마침 국정원장이 박지원 전 의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