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서 계속되는 '백신 1호 접종' 논란
안철수, '1호 접종자' 자처하고 나서기도
文도 신년기자회견서 "솔선수범 피하지 않겠다"
與, '대통령 먼저' 제안에 "文이 실험대상이냐"
"제가 아스트라제네카 1차 접종대상자는 아니지만, 백신에 대한 불신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서라면, 그리고 정부가 허락한다면 제가 정치인으로서, 또 의료인의 한사람으로서 먼저 백신을 맞을 용의가 있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백신 1호 접종'을 자처하고 나섰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의료인이자 정치인으로서 직접 검증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이 1호 접종자가 되어 백신 안전성과 효과성을 입증해야 하는가'를 두고 설전이 계속됐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솔선수범이 필요한 상황이 된다면 저는 그것도 피하지 않겠다"고 밝힌 밝힌 바 있다.
오신환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내가 대통령이면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잇다르고 있다"며 "제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TV 생중계로 공개 접종했다"고 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12월 백신을 맞았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도 남편 필립공과 함께 백신을 맞았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중국산 시노백 백신을 맞았다"며 "그런데 (대통령 먼저 접종하라는 데에 대한) 여권의 반응이 가관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 백신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대통령이 솔선수범해 백신을 맞으라는 유승민 전 의원의 제안에 "망언"이라며 "국가원수가 실험 대상이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오 예비후보는 "국민 불신을 불식시키기 위해 다른 나라 정상들처럼 국가 최고 지도자가 앞장 서라는 요구가 비상식적인가"라며 "그렇다면 정부 여당에겐 먼저 접종받는 국민들이 실험 대상이란 말인가"라고 반박했다.
정청래 의원은 '백신 1호 접종'과 관련한 갈등이 고조되자 이날 재차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당신가 내가 먼저 백신을 맞자"고 제안했다. 누가 먼저 맞더라도 대통령이 '1호 접종자'가 돼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한 셈이다.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렇게 국민건강이 걱정되면 당신과 내가 먼저 백신접종을 맞자. 그렇게 불안하고 걱정되시면 용기를 내시라"며 "유승민씨가 대통령을 존경하고 걱정해서 백신접종에 대통령을 끌여들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이 1호 접종자가 될 가능성을 현재로선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고위 공직자가 (백신을) 먼저 접종한다고 하면 공정의 문제, 즉 순서를 지키지 않는 문제 등과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반면 방역 당국 책임자가 백신을 맞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제든 맞을 각오가 돼 있고 필요한 경우에는 주저하지 않고 맞겠다"라며 "올해 9월까지 접종을 마치고 11월까지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