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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조작 때보다 더..." 학폭 이어 코로나19 비상등


입력 2021.02.23 07:21 수정 2021.02.23 07:25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KB손해보험 박진우, 국내 프로배구 선수 첫 코로나19 감염

학폭으로 초토화된 배구 코트...코로나19로 리그 중단 위기

지난 21일 프로배구 KB손해보험-OK금융그룹전 열린 의정부체육관. ⓒ 뉴시스

학교 폭력 파문으로 혼란에 빠진 배구 코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비상등까지 켜졌다.


남자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은 22일 “박진우가 이날 오전 고열을 동반한 몸 상태에 이상을 호소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는데 저녁 늦게 확진 판정을 받았고, 현재 격리에 들어갔다”고 알렸다.


V-리그에서 KB손해보험 케이타, 흥국생명 브루나가 입국 후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뒤 자가격리와 치료를 거친 경우는 있지만 국내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는 박진우가 최초다.


박진우는 지난 21일 의정부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0-21 V리그’ OK금융그룹전에 출전했다. KB손해보험은 물론이고 OK금융그룹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역시 23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V-리그 남자부 경기일정은 중단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한국배구연맹(KOVO)은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KB손해보험전에서 방송 중계를 담당했던 카메라 감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일부 경기 일정을 취소했다.


이후 V-리그 남녀부 13개 구단 선수 및 코칭스태프와 심판, 직원 등에 대한 전면적인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뒤 추가 확진자 발생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리그 일정을 재개했다.


이번에는 선수가 감염된 상황이라 코로나19 대응 프로토콜에 따라 리그 일정이 중단될 수 있다. 정규시즌 막판 손에 땀을 쥐게 하던 남자부 배구 순위경쟁 열기도 식을 수밖에 없다.


KB손해보험으로서는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리그 2위를 다툴 정도로 성적은 개선됐지만 최근 이재영-이다영(흥국생명) 학폭 파문 속에 이상열 감독은 과거 박철우(한국전력)에 대한 폭행을 다시 한 번 사과하며 잔여시즌 출장으로 자진 포기했다.


감독 없이 작전타임을 진행하며 OK금융그룹전을 치렀던 KB손해보험은 고비를 넘기지 못한 채 패했다. 이후 소속팀 선수 박진우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악재와 마주했다.


흥국생명 이다영. ⓒ한국배구연맹

비단 KB손해보험뿐만 아니라 현재 프로배구는 말그대로 초토화된 상태다.


최근 프로배구 남자부 한 구단 관계자는 “(지난 2012년)승부 조작 파문 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 학폭에 선수의 코로나19 감염까지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배구붐이 일어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자칫 암흑기로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영-이다영(이상 흥국생명), 송명근-심경섭(이상 OK금융그룹) 등 간판선수들이 학폭 전력으로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가운데 올스타 출신의 박상하(삼성화재)까지 학폭 가해로 불명예 은퇴를 했다. 배구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긴 상황에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경기일정에도 차질을 빚는다면, 흥미롭고 수준 높은 경기로 팬들에게 용서를 구할 기회마저 잃는 셈이다.


‘엎친 데 덮친 격’ ‘설상가상’ ‘이중고’까지. 어떤 표현을 가져다 붙여도 현장 관계자들이 느끼는 고통과 좌절의 크기를 온전히 담아내기 힘든 것이 작금의 프로배구 상황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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