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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초점] 박혜수 학폭 논란, ‘어정쩡한 결론’ 따윈 없다


입력 2021.02.25 16:47 수정 2021.02.25 16:52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박혜수 "사실 무근" vs 피해자 모임 "진심 담긴 사과"

소속사, 용산 경찰서 고소장 접수…'디어엠' 첫 방송 연기

연예인을 향한 학교 폭력(학폭) 논란은 그동안 대부분 세 종류로 마무리됐다.


연예인이 학폭을 인정한다. 이후에는 활동을 중단하는 등 대중의 시선에서 사라진다. 잔나비 전 멤버 유영현은 팀을 탈퇴했고, 박경은 사과한 후 군에 입대했다. 엠넷 오디션 ‘프로듀스101’에 출연했던 연습생 윤서빈과 TV조선 ‘미스트롯2’에 출연하던 진달래는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결과를 낳았다.


학폭 폭로 글이 거짓으로 밝혀진다. 소속사가 법적 대응 등 강경한 입장이 나오면, 폭로 네티즌이 사과문을 올린다. 에이프릴 나은이나 이달의소녀 츄의 경우다.


이도저도 아닌 흐지부지하게 끝나는 경우다. 첫 폭로는 대중의 주목을 받았지만, 당사자의 부인에 추가 폭로도 이어지지 않는 경우다. 대중의 시선도 연예인의 “아니다”에 방점을 찍는다. 대부분 학폭 폭로의 결론이 이 범주에 있다.


그런데 배우 박혜수를 향한 학폭 논란은 전에 볼 수 없던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22일 여자 연예인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오자 네티즌들은 박혜수를 당사자로 추정했다. 그러자 소속사는 부인했고, 최초 글을 올린 네티즌 역시 해당 연예인이 박혜수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런데 중학교 시절을 비롯해 대학교 재학 당시에도 박혜수로부터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피해자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들은 모임까지 결성했다.


박혜수 소속사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 입장은 “사실 무근”이다. 소속사는 당연히 박혜수의 입장을 대변할 수밖에 없다. 이는 늘 하던 대로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에 피해자 모임이라 칭한 이들은 반발했다. 여러 언론과 인터뷰하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소속사의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은 물론, 소속사 관계자와 통화한 내용까지 공개하고 있다. 이쯤 되면 증언과 증거를 가지고 기자회견을 개최하는 것이 더 확실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결국 둘의 입장은 팽팽하다. 피해자 모임 측은 여러 언론을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심이 담긴 사과”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과를 한다는 것은 학폭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사실 무근” 입장인 박혜수와 소속사는 당연히 받아들 수 없는 내용이다.


산타클로스 엔터테인먼트는 23일 용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사안은 경찰로 넘어갔다. 이젠 서로 어느 일방의 주장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증언과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박혜수의 학폭 논란은 이미 지상파 드라마를 무기한 연기시킬 정도로 커질 대로 커졌다. 앞의 제시한 세 사례에 들어갈 수준을 넘어섰다. 만약 박혜수의 학폭이 사실이라면, 박혜수는 사과 정도가 아닌 은퇴까지 갈 수 있다. 거짓을 말했고, 팬뿐 아니라 소속사, 드라마 관계자들에게 끼친 피해가 어마어마하다.


거꾸로 피해자 모임의 주장이 과장 혹은 거짓이라면 그 어느 폭로글 게시자들보다 더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박혜수에게도 잘못했지만, 이들 역시 드라마 한 편을 만들고 기다린 이들 전체에게 피해를 줬기 때문이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이번 학폭 논란은 다른 학폭 사안과 달리 ‘끝’을 보고, 이후 연예인, 소속사, 폭로 네티즌 모두에게 ‘거짓’ 주장이 어떤 결과를 맞이할 수 있는지를 알려줘야 한다. 이를 통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으려면 말이다. 경찰 조사 이후가 중요한 이유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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