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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바람 분다…나경원 꺾은 원동력·안철수 꺾을 비장의 카드는


입력 2021.03.05 00:00 수정 2021.03.05 05:21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더 일찍 결단할걸" 아쉬워한 오세훈 '반전' 낙승

'중도층 민심' 조사에 많이 반영돼 이겼다는 평가

본선까진 安과의 승부…단일화 시점·방식 관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부산시장 후보 경선 결과 발표회에서 후보 수락 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일 국민의힘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2011년 전계층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자진사퇴한 이후 10년 만에 '결자해지'의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오세훈이 파란을 일으켰다'는 반응이다. 예비경선에서 1위로 통과한 나경원 전 의원의 우세가 점쳐지던 상황에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서울시장 후보 발표 직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제가 상승세인데, 조금만 더 일찍 결단했다면 승리의 확률을 높이지 않았을까"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 후보는 100% 시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국민의힘 후보 경선에서 41.64%를 득표해, 나경원 전 의원(36.31%)과 조은희 서초구청장(16.47%), 오신환 전 의원(10.39%)을 제치고 최종 후보가 됐다.


유력 후보였던 나 전 의원의 득표율은 10%의 여성 가산점을 제외하면 33.01%로, 오세훈 후보와는 8.64%p 격차다. 치열한 경선 과정을 생각하면, 오 후보가 비교적 낙승을 거뒀다는 평가다.


오 후보의 역전승은 본경선이 일반시민 여론조사 100%로 치러졌다는 점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예비경선에서도 '당심'은 나 전 의원을 향했지만, 일반 시민여론조사에선 오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온 바 있다.


특히 여론조사가 자동응답(ARS) 방식이 아닌 면접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질문하는 방식을 취하면서 '중도층'의 민심을 많이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론조사에 정통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ARS로 조사할 경우 정치에 크게 관심이 많지 않은 중도층은 중간에 끊어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사람이 직접 물을 경우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끝까지 답변하는 경우가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나 전 의원의 입장에서는 이번 경선 기간에도 논란이 됐던 '강경 보수'라는 이미지를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셈이다.


오 후보가 서울시장 본선으로 가기 위해선 제3지대의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라는 큰 산이 하나 더 남아 있다. 오 후보 입장에서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역전승'을 이뤄낸 만큼 상승세를 타고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경선에서 예상 밖 결과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흥행면에서 호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있어서 관건은 단일화 시점과 단일화 방식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우선 최종 단일화 시한인 후보등록(18~19일)까지 남은 2주를 최대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 후보가 선출된지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은 만큼, 오 후보에 최대한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다.


단일화 방식에 있어선 당의 조직력을 이용할 수 있느냐가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근식 비전전략실장이 제안한 '오픈프라이머리' 경선의 경우 야권 단일화에 참여를 원하는 시민들에게 경선을 여는 방식으로, 당의 조직력이 승패의 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


오 후보는 이날 후보로 선출된 뒤 기자들과 단일화 시점과 방식에 대해선 "지금부터 제 일정은 후보 개인의 일정이 아니라 당 후보의 일정인 만큼 당과 협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선거 치를 것을 염려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헤아려서 단일화는 빨리 될수록 좋다"고 덧붙였다.

이슬기 기자 (seulk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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