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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투기 사태 일파만파…與 일각, 홍남기·김상조 교체론도


입력 2021.03.09 00:30 수정 2021.03.09 05:06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문재인 정부 명운 걸렸다' 민주당 총력 대응

검찰 아닌 국수본이 전면…검찰개혁 평가도

진상규명 장담하지만, 의혹 해소될지 부정적

與 일각 "책임자 문책 없으면 백약이 무효"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을 마친 뒤 당 대표실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사태로 국민들의 분노가 임계점을 향하고 있다. 부동산과 공정이라는 민심의 역린을 관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직자 부패 문제까지 얽혀있기 때문이다. 수사권 조정 이후 첫 대규모 부패 사건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의 성패도 걸려 있다는데 이견이 없다.


8일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1차 회의를 주재한 이낙연 대표는 "최근 LH 공사 직원들의 투기 의혹으로 시민 여러분께서 얼마나 큰 분노와 실망을 느끼고 계실지 저희가 아프도록 잘 안다"며 "강제 수사를 통해서라도 있는 그대로 밝혀내고, 현행법이 허용하는 가장 강력한 처벌을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위기감을 드러냈다.


특히 민주당은 LH 사태가 오는 4.7 재보선은 물론이고 내년 대선까지 파장이 미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으로 보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TBS의뢰로 지난 5일 전국 유권자 10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이 32.4%를 돌파했는데, LH 사태에 따른 중도층 이반의 효과도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 지도부의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의 사퇴로 인한 컨벤션 효과에 LH 사태가 겹쳐 상승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본다"며 "민주당이 잘 대처를 하면 극복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중도층에서 대규모 이탈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고 굉장히 뼈아픈 게 사실"이라고 했다.


진상규명 및 수사 결과에 따라 검찰개혁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는 점에서도 여권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LH 사태의 수사는 원칙적으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가 맡게 된다. 국민들의 분노를 해소할 만큼의 수사 결과를 보여주지 못할 경우,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를 감안한 듯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수본에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 설치와 함께 "(정부의) 조사 결과를 통보받으면 지체없이 철저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경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는지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도 수사 노하우, 기법, 방향을 잡기 위한 경찰과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며 검찰의 협조를 당부했다.


정부합동조사단에 따르면, 1차로 국토부 직원 등 2만3,000명에 대한 3기 신도시 내 토지거래 내역 조사에 들어갔으며 이르면 11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직원 가족 등 이해관계자에 대한 전수조사 착수한다. 조사대상 시기는 3기 신도시 발표가 있었던 2018년 12월 기준으로 5년 전인 2013년 12월부터다.


당·정·청이 강경한 메시지로 진상 규명과 처벌을 다짐하고 있지만, 민심의 분노를 잠재우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직계존비속 등 2차 조사를 위해서는 개인정보제공동의를 받아야 하는 한계가 있고, 무엇보다 차명거래의 경우 잡아내기가 만만치 않아 의혹을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LH 사태는 계기였을 뿐, 집값 폭등을 부른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분노가 터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여권 일각에서는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상조 정책실장 등을 교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개각 카드로 책임자를 문책해 국민적 분노를 달래는 한편, 공직기강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권의 한 전략통은 "재난지원금과 백신 접종 등 민생 관련 정책 이슈가 LH 사태로 모두 덮히거나 퇴색되고 있다"며 "LH 사태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국민께 집권세력이 시원함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이후 어떤 정책이 나오더라도 백약이 무효"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변창흠 장관은 물론이고 정책실장, 넓게는 경제부총리까지 부동산 정책 관련 상징적 자산을 가진 분들을 결국엔 모두 정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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