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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봐도 전기차" 아이오닉5 vs "전기차도 멋지네" EV6


입력 2021.03.16 12:04 수정 2021.03.16 13:29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아이오닉 5, 전기차 특화 미래지향 디자인으로 얼리어답터 겨냥

EV6, 기존 내연기관차와 이질감 없는 디자인으로 대중 지향

차종도 CUV, SUV로 구분해 판매간섭 최소화

현대차 아이오닉 5(왼쪽)와 기아 EV6. ⓒ현대차/기아

‘전기차 다운 전기차’와 ‘이질감 없는 전기차’ 중 승자는 누가 될까.


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브랜드별 선봉장인 현대차 아이오닉 5와 기아 EV6가 연이어 공개되며 ‘형제간 맞대결’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아이오닉 5가 지난달 25일 사전예약에 돌입한 데 이어 EV6는 이달 말부터 사전예약을 받을 예정이다.


올해 정부·지자체 보조금 지급 대수가 7만5000대로 한정되는 가운데, 보조금 100% 지급 기준가격대(6000만원 미만) 내에서 테슬라의 일부 저가 모델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경쟁자가 없어 사실상 올해 전기차 시장은 아이오닉5와 EV6간 각축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 달 먼저 사전예약을 시작한 아이오닉 5가 이미 전체 보조금 지급 대수의 절반가량을 싹쓸이한 상태에서 EV6도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동일한 플랫폼을 적용한 만큼 두 차종의 동력성능이나 1회 충전 주행거리, 급속 충전 시스템, 차량 외부로의 일반 전원 공급 기능(V2L) 등 파워트레인 측면에서의 특성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소비자의 선택을 가르는 것은 플랫폼 위에 놓인 차체, 즉 디자인과 활용성이 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

디자인 특면에서 아이오닉 5와 EV6는 상반된 특징을 갖는다. 아이오닉 5는 디자인을 선반영한 콘셉트카 ‘45’ 시절부터 ‘전기차에 특화된 미래지향적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간결하면서도 과감한 직선형 디자인(심지어 헤드램프도 네모다)에 앞뒤 바퀴를 차체 양 끝에 붙여놓고 휠베이스(축거)를 최대화한 구조는 SF 영화에서나 봄직한 미래차의 구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메라와 모니터 시스템이 연결된 디지털 사이드 미러 등 미래차의 모습에 충실한 디자인 요소들도 적용됐다.


이 차에서 ‘부릉부릉’ 거리는 배기음이 날 것이라고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누가 봐도 전기차’인 모습을 갖춘 모델이 아이오닉 5다.


현대차 아이오닉 5 실내. ⓒ현대자동차

실내 디자인도 범상치 않다. 클러스터부터 대시보드까지 자를 대고 죽죽 그은 듯한 직선 일색이고, 운전석과 보조석을 가로막는 구조물도 전무하다. 센터콘솔은 뒤로 밀어버릴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평평한 바닥에 좌석 등을 배치해 놓고 필요에 따라 구조물 배치를 바꿀 수 있는 미래차의 모습을 구현했다.


이는 신기술 제품을 선호하는 얼리어답터나 전기차 유저로서 자부심을 갖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만한 요인들이다.


아이오닉 5를 사전예약한 한 소비자는 “현재 쏘울 EV를 타고 있는데 얼핏 보면 일반 내연기관 차와 구분이 가지 않는 게 아쉬웠다”면서 “아이오닉 5는 누가 봐도 전기차임을 알 수 있는 디자인인데다, 차체 크기 대비 넓은 실내공간 등 전용 전기차 특유의 장점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기아 EV6. ⓒ기아

반면 EV6는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을 달아놓아도 무리가 없을 듯한 ‘이질감 없는’ 외양을 지녔다.


평범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일반 내연기관차와의 경계를 확실히 구분 지을 만한 전기차 특유의 디자인 요소가 아이오닉 5만큼 많지 않다. 동력기관의 종류와 상관없이 ‘잘 빠진 쿠페형 SUV’ 정도로 평가받을 만하다.


디자인적으로 어색할 수 있는 디지털 사이드 미러도 굳이 채택하지 않았다.


EV6의 실내 역시 일반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를 바 없다.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등으로 차별화했다지만 디자인 측면에서 기존 기아차의 스타일을 상당부분 이어받았다.


운전석과 보조석도 센터페시아에서 센터콘솔로 이어지는 구조물로 확연히 구분됐고, 센터콘솔이 앞뒤로 움직이지도 않는다. 전반적으로 기존 자동차의 실내 모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기아 EV6 실내. ⓒ기아

이는 전기차의 장점은 선호하되, 기존에 몰던 내연기관 자동차와의 이질감은 거부하는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요소들이다.


콘셉트카 ‘이매진 바이 기아’ 때부터 EV6의 출시를 기다려왔다는 한 소비자는 “전기차라고 해서 꼭 특이한 디자인을 지닐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라며 “K5와 쏘렌토 등에서 보여준 기아의 디자인적 강점이 전용 전기차에서 전기차 EV6에서도 발휘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오닉 5와 EV6는 용도 면에서도 소비자의 선호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 5의 경우 지상고가 높지 않은 5도어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다. 휠베이스를 늘리고 전고를 높여 실내 공간 활용성은 높였지만 외관상으로는 도심을 주행하기에 적합하다.


반면 EV6는 높은 지상고를 갖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형태로 만들어졌다. 도심은 물론 야외 활동에도 적합한, 일반 중형 SUV의 용도를 대체할 수 있는 자동차다.


과거 해치백 형태의 현대차 아이오닉(전기차 브랜드 출범 이전의 차명)과 소형 SUV 형태의 기아 니로가 동일 플랫폼을 적용하고도 다른 용도와 차급으로 출시된 것과 마찬가지다.


EV6의 경우 아직 상세 제원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EV6가 아이오닉 5보다 좀 더 크고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1회 충전 주행거리에서 두 차종이 차이를 보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오닉 5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차와 완전히 차별화된 새로운 모습의 전기차 형태를 제시한 반면, EV6는 일반 자동차와 이질감을 최소화한, 편하게 탈 수 있는 전기차를 지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같은 플랫폼을 적용하고도 혁신성과 대중성 쪽으로 한 발짝씩 방향을 다르게 함으로써 상호 판매 간섭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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