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개량형 추정
한반도 전역이 사거리…'풀업 기술' 적용한 듯
"韓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 무력화 시사"
"한반도 전장 환경 바꾸는 치명적 무기 등장"
북한이 관영매체 등을 통해 동해상으로 쏘아 올린 탄도미사일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우리 군은 미사일 제원을 분석 중이라며 명확한 판단을 유보한 상황이지만, 전문가들은 '한반도 게임 체인저의 등장'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은 3월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신문은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은 이미 개발된 전술유도탄의 핵심기술을 이용하면서 탄두중량을 2.5t으로 개량한 무기체계"라며 "시험발사한 2기의 신형전술유도탄은 조선 동해상 600km 수역의 설정된 목표를 정확히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험발사가 확신성 있게 예견한바 그대로 대단히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며 "수차례에 걸치는 발동기 지상분출 시험과 시험발사 과정을 통해 개량형 고체연료 발동기의 믿음성을 확증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미 다른 유도탄들에 적용하고 있는 저고도 활공 도약형 비행방식의 변칙적인 궤도특성 역시 재확증했다"고 부연했다.
저고도 활공 도약형 비행 방식이란 비행 종말 단계에서 '풀업(pull-up·활강 및 상승)' 기동하는 특성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풀업 기술이 적용될 경우, 포물선 궤적을 그리는 일반적인 탄도미사일과 달리, 저고도로 비행하다 목표지점에서 급상승한 뒤 다시 하강한다. 우리나라의 현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올 초 개최된 제8차 노동당대회 기념 열병식에 등장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 개량형(KN-23 또는 19-1 SRBM)이라고 평가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국장은 "동체부 길이를 1m 늘인 사거리 증가형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은 탄두 중량을 2.5t으로 개량했다고 주장했지만 발사대 차폭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고 직경도 변화가 없다. 고체엔진 노즐핀도 기존과 같이 4개 있어 외형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고 평가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탄두 부분이 더 커지고 길이도 길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개량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거리를 감안하면 "한반도 안에서 쓰는 무기"라며 "북중 접경 지역인 압록강 부근에서도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이 사거리 안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북한 보도에 풀업 기술 적용이 언급됐다며 "우리의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을 무력화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 발표가 사실일 경우 "한반도 전장 환경을 바꾸는 치명적 무기가 등장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우선 탄두 중량이 2.5t이면 핵탄두 탑재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북한은 이미 핵탄두 소형화를 이룬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8차 당대회에서 공포한 전술핵무기 개발이 실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고체연료에 이동성도 갖추고 있어 대비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 더불어 풀업 기동으로 기존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막기가 매우 어렵다"고 평가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위원장은 올 초 개최된 제8차 노동당대회 사업총화보고(결산보고)에서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전술 무기화를 보다 발전시키라"고 주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