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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물리적 결합' 공고해진 오세훈·안철수, '화학적 결합' 나아간다


입력 2021.03.27 09:00 수정 2021.03.27 10:51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안철수, 오세훈 이틀째 유세에도 결합해 연설

"우리 오세훈 지지해주길 머리숙여 부탁한다"

유세 뒤 사거리 한 바퀴 함께 돌며 시민 만나

심야 회동 갖고 '서울시 공동경영' 방안 논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강동구 굽은다리역사거리에서 열린 유세가 끝난 뒤, 사거리를 한 바퀴 함께 돌며 시민들의 기념촬영 요구에 응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제공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이틀째 유세에도 결합했다. 두 사람은 유세 이후 손을 맞잡고 현장을 함께 돌며 시민들을 만나는 등 '물리적 결합'이 완벽해진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 사이의 '화학적 결합'을 상징하는 야권의 서울시 공동경영 방안은 주말·휴일 중에 발표될 전망이다.


안철수 대표는 26일 오후 서울 강동구 굽은다리역사거리에서 열린 오세훈 후보의 유세 현장을 찾았다. 오 후보는 연설 도중 안 대표가 등장하자 하던 말을 중단하더니 "내 연설 중에 정말 귀한 분, 정말 고마운 분이 왔다"며 "우리 안철수 대표를 큰 박수로 환영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호응하듯 청중 사이에서는 "안철수"를 외치는 연호와 함께 큰 박수가 터져나왔다.


오세훈 후보는 "치열한 경선 끝에 승패가 가려졌을 때, 이렇게 마음을 크게 쓰기가 정말 쉽지 않다. 대한민국 역사상 이런 아름다운 단일화를 본 적이 있느냐"며 "어제 시청 앞에서 함께 유세했는데 하루 뒤에 이렇게 또 와줬다"고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최고다, 최고" "안철수 사랑한다"는 환호 속에 마이크를 넘겨받은 안철수 대표가 연설을 시작했다. 안 대표는 "꼭 단일화를 이뤄서 문재인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러 강동구에 왔다"며 "4월 7일 썩은 시정 끝장내고 서울을 바로잡을 사람이 누구냐. 이 안철수와 함께 문재인정권 심판하고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을 사람이 누구냐"고 외쳤다.


이에 청중들이 "오세훈"을 연호하자 안철수 대표는 "4월 7일 투표장에서 우리 오세훈 후보를 지지해주기를 머리숙여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대표가 유세차에서 손을 맞잡고 위로 들어올리는 순간, 청중들 사이에서는 다시 한 차례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마이크를 건네받은 오세훈 후보는 "정말 감동적인 장면"이라며 "내가 드리고 싶은 말씀을 안철수 대표가 대신해줘서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4월 7일 선거 그 다음이 더 중요하다. 우리 둘이 합심해서 서울시를 공동경영하겠다는 약속이 약속대로 지켜지는 모습을 여러분들께서는 보고 싶으실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치역사에서 국민 여러분들께 새로운 희망을 드리고, 성공적인 야권의 통합으로 내년 정권교체를 둘이서 힘을 합해서 반드시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강동구 굽은다리역사거리에서 열린 유세 도중 손을 맞잡아 함께 치켜들고 있다. ⓒ오세훈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제공

유세 직후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대표는 굽은다리역사거리를 손을 맞잡고 한 바퀴 함께 돌기로 했다. 두 사람이 유세차에서 내려오자마자 유세를 지켜보던 시민들이 구름처럼 몰리면서 한 걸음조차 떼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오세훈 후보에게 몰려든 시민들은 "꼭 당선되시라"는 말을, 안철수 대표에게 몰려든 시민들은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주로 전했다.


이틀째 계속된 지원유세로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대표 사이의 '물리적 결합'은 공고해졌다는 평가다. 현장에 있던 국민의힘 관계자조차 "안철수 대표가 지원유세를 저렇게 잘해줄 줄은 몰랐다"고 감탄할 정도였다. 굽은다리역사거리를 한 바퀴 돌고난 안 대표는 약속을 지키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안철수 대표는 지난 17일 한국기자협회 초청토론회에서 "사실 화학적 결합이라는 게 참 힘들다. 우선 물리적인 결합이라도 해야할 것 같다"며 "물리적인 결합이 이뤄지면 화학적 결합은 차차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물리적 결합'이 '화학적 결합'으로 나아가는데 시금석 역할을 하게 될 야권의 '서울시 공동경영' 구상도 주말·휴일 사이에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대표는 이날 유세 이후 만찬을 함께 하며 '서울시 공동경영' 구상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후보는 이날 굽은다리역사거리 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 공동경영 실무 논의가 진전된 내용은) 내일쯤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정책공조는 확실하다.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공동경영을 할지 차차 밝혀가겠다"고 말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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