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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선] 김영춘 "MB '청계재단'처럼 재산 환원?" vs 박형준 "탐욕스런 사람 아냐"


입력 2021.03.31 06:00 수정 2021.03.31 05:36        데일리안 부산 =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부산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토론회

'정권심판' 내세운 박형준 "민심의 회초리 들어야"

'경제시장' 앞세운 김영춘 "경제 살리는 선봉장 될 것"

민생당 배준현 "부산시민을 표로만 생각하는 거대양당에 회초리를"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30일 부산시 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부산시장 후보자 TV토론회에서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부산KBS 유튜브 화면 캡쳐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30일 부산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 부산시장 후보자 TV토론회에서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김영춘·박형준 후보는 이날 오후 10시부터 90분가량 KBS부산과 부산MBC가 생중계한 TV토론회 초반 모두발언 순서에서부터 신경전을 시작했다.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박 후보는 "우리는 지금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경험하고 있다"며 "이 정권처럼 경제·외교·안보·법치·국민통합 중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정권은 처음"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는 "일자리를 만든다고 그 난리를 치더니 결국 3년 동안 195만개의 좋은 일자리를 없애고 벤치 새똥 닦고 강의실 불 끄는 단기 일자리 210만개 늘리면서 국가 예산 80조원을 썼다"며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안보·법치·국민통합 모두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민심의 회초리를 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경제시장'을 앞세운 김 후보는 "민주당 출신 시장 후보로서 이 선거가 치러지게 된 이유와 부동산값 폭등으로 심려 많은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사과로 첫 발언을 시작했다 김 후보는 "어려움에 처한 부산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선봉장이 되겠다"며 "일 해본 사람이 큰일을 치러낼 수 있다. 검증된 일꾼 김영춘을 부산의 새 일꾼으로 써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공통질문이었던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에 대해선 두 후보는 모두 찬성했다. 다만 김 후보는 2029년 가덕도 신공항 조기 완공 및 2030 월드엑스포 유치 성공을 위해선 힘 있는 집권여당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집권여당이 내년에 바뀔 것 같다. 지금 하는 걸 봐선 내년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금년에 추진하는 일이 잘 되려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게 더 유리하다"고 반격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지방정부의 취약 계층 지원 방안에 대해선 김 후보는 "가장 취약한 계층은 지역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인데 버틸 수 있는 긴급대출금이 필요하다"며 "중앙정부도 대출 지원 사업을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모자라기 때문에 부산신용보증재단을 이용해 대출을 늘리겠다. 저금리·무금리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백신인데 우리나라는 백신 공급이 세계 105번째로 안타깝다. 문재인 정부는 K방역이 성공했다고 떠들면서 가장 중요한 백신 공급은 늦었다"고 비판한 뒤 "획일적 방역에서 유연한 방역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주도권 토론에선 본격적으로 두 후보 간 신경전이 달아올랐다. 먼저 주도권을 가진 민생당 배준현 부산시장 후보가 두 후보에게 네거티브 관련된 입장을 묻자, 김 후보는 "장관 임명할 때 청문회를 하듯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합당한 검증 작업을 거쳐야 한다"며 "다만 정책 대결이 무산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정책 공방과 자질 검증, 두 가지를 조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했다.


박 후보는 "자질 검증과 흑색선전은 구분돼야 한다"며 "자질 검증은 불법·비리·특혜 유무를 검증하는 것인데 집권여당의 잘못으로 치러지는 선거에서 정책선거를 주도해도 모자랄 판인데 상대 후보 흠집 내기에 골몰하는 걸 보면 굉장히 유감"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이날 김 후보 측이 자신과 자신의 부인을 공직선거법, 주민등록법, 지방세기본법, 조세범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것을 언급하며 "무고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주도권을 이어 받은 김 후보는 이어 "박 후보께서 재산을 재단 형태로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했던 '청계재단'처럼, 우선 어려운 상황을 모면하려고 그런 거 아니냐"고 박 후보를 몰아세웠다. 그러자 박 후보는 "김 후보나 민주당이 생각하는 것처럼 저는 탐욕적인 사람이 아니다"며 "저의 집 사람이 하고 있는 일을 존중해서 미술관 형태로 공익재단을 만들겠다는 것이고, 재산은 공익재단에 다 투입할 것"이라고 맞섰다.


박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김 후보의 '매년 일자리 25만 개 창출' 공약을 거론하며 "취소하거나 수정할 생각이 없느냐"며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외에 △박 후보의 어반루프 건설 공약 △김 후보의 MRO 사업 △탈원전 문제 △부산 경제 추락 문제점·해결 방안 등을 두고도 공방을 이어갔다.


한편 배준현 민생당 후보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번 선거는 정권유지나 정권교체를 위한 정략적인 수단이 되어선 안 되고 민생해결을 위한 공론의 장이 되어야 한다"며 "부산 시민을 표로만 생각하는 거대 양당에 경종을 울려주고 회초리로 때려 달라"고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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