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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업의 추억…감나무 밑 입 벌리고 있는 민주당


입력 2021.04.01 08:00 수정 2021.04.02 07:15        데스크 (desk@dailian.co.kr)

할 줄 아는 것이라고는 네거티브 공세뿐인 한심한 집권당의 모습

박영선과 민주당 입만 열면 내곡동…유권자들 판단은 이미 끝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달 31일 서울 동작구 이수역 인근에서 집중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1.03.31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입만 열면 내곡동이고 자고 나면 사퇴 주장하는 민주당은 김대업의 기적이 재현되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고 있다.


이들이 소위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잡았다는 집권당이다. 국민들은 그들에게 네거티브 공세 하라고 정권을 쥐여 주지도 않았고, 절대 다수당을 만들어 주지도 않았다. 그들이 그런 수준인 줄은 까맣게 몰랐었다.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상대 후보의 약점도 아닌 약점잡기,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자진해서 사퇴할 때까지 안 놓아 주기 같은 것밖에 없다. 정말 진절머리 나고 봐주기가 참으로 좀스럽고 민망하다.


민주당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박영선은 TV토론에서도 야권 단일 후보 오세훈의 내곡동 의혹을 주 공격 메뉴로 삼았다. 애초에 확실한 증거도 없고 남긴 이익도 없는, 아내 유산 토지의 주택지구 지정 문제라 이길 수가 없는 게임이었다. 박영선은 전과(戰果)가 없자 토론 다음 날 급기야 “내곡동 얘기가 나올 때 오세훈의 표정을 보고 그가 측량 현장에 갔음을 확신했다”면서 신묘한 관심법(觀心法)을 자랑했다.


측량은 문제의 본질도 아니다. 내곡동 의혹은 오세훈의 부인이 1970년 초등학교 4학년 때 부친 사망으로 물려받은 땅이 서울시장 오세훈의 주택지구 지정 개입으로 값이 크게 올라 이익을 본 것처럼 민주당에서 몰아가고 있는 문제다. 오세훈은 국민임대주택(보금자리주택) 예정지구 지정은 노무현 정부 때 이뤄진 것이며(행정 처리는 지자체인 서울시에서 한다) 처가는 이 땅 수용으로 시세보다 낮게 수용당해 오히려 손해를 봤다고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자 박영선과 민주당은 공격 초점을 측량 현장에 오세훈이 있었다는 KBS 뉴스 영상으로 바꿨다. 문제의 땅을 측량하는 곳에 시장이 간 것은 부인이 이익을 보도록 하기 위한 업무 행차가 아니냐는 식으로 공격한 것이다. 오세훈은 측량이 ‘셀프 보상’과는 관계없고, 땅을 누가 무단 사용하고 있다고 해서 처가가 나서서 한 것이며, 그 현장에 있었다는 선글라스 낀 남자는 자신이 아니라 부인의 양부였다고 해명했다.


여기에서 데쟈뷰(Deja Vu, 기시감(旣視感), 처음 해 보는 일이나 처음 보는 대상, 장소 따위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 현상)가 강하게 일지 않는가? KBS, 선글라스, 누군가가 의혹을 지원하는 목소리 등이다.


2002년 5월 전과 6범 사기꾼 김대업이 폭로 형식으로 언론에 흘린 당시 야당 대선 후보 이회창의 아들 병역 관련 비리 의혹은 오마이뉴스 보도를 시작으로 세상에 처음 충격파를 던졌다. 이를 몇 달 뒤 여름에 KBS가 9시 뉴스에 80여 차례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의혹은 초강력 병풍(兵風)으로 발전, 이전까지 1등이었던 이회창의 지지율을 단숨에 12% 가까이 끌어 내려 버렸다.


만신창이가 된 이회창은 결국 그해 선거에서 노무현에게 2.3% 포인트 차로 패했다. 김대업은 허위사실 유포(결정적 증거로 제시한 녹음테이프 생산 연도가 검찰 수사 결과 녹음 시점보다 2년 뒤로 밝혀져)로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징역형을 살고 오마이뉴스 등도 한나라당에 거액을 배상하라는 선고를 받았으나 선거는 이미 끝난 뒤였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이 사건으로 징역을 살고 나온 김대업은 사건의 가장 큰 수혜자인 대통령 당선인 노무현을 취임 전과 후에 두 차례 만났다고 주장했으며, 허위 폭로 대가로 자신이 지급 받기로 되어있던 50억원이 중간에 배달 사고가 나서 모 광역단체장이 착복했다고 말해 논란이 있었으나 이에 대한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당시 집권 세력이 이회창 탈락을 위해 새천년민주당, 검찰, 언론, 병무청, 국세청 등을 총동원해 ‘병풍 공작’을 기획 추진한, 대한민국 대선 역사상 가장 추악한 범죄는 병풍 보도를 허위로 판단한 2005년 대법원 확정판결(대법원 2부 주심 김용담)로 간접 확인된 바 있다.


처가의 내곡동 땅 측량 현장에 오세훈이 있었다는 확인되지 않은 증언과 함께 오세훈 의혹 보도를 연일 내는 KBS,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날이면 날마다 내곡동 타령을 부르며 오세훈 자신이 약속한 대로(그는 너무나 자신이 있어서 그런 약속을 한 것이겠지만, 그것이 두고두고 자신을 옭아맬 거리가 될 줄은 미처 예측하지 못한, 참 어수룩한 사람이다) 사퇴할 날만 기다리고 있는 박영선과 민주당은 김대업의 추억에 젖어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아니면 말고, 사기와 흑색선전으로 선거만 이기면 나중에 고소를 당해 유죄가 되든 말든 책임질 일 없다는, 그 옛날 막걸리 선거, 고무신 선거 때의 정상배(政商輩)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이끌어 가고 있는 사람들의 민얼굴이고 속마음이다. 그들은 지금 감나무 밑에 누워서 입을 벌리고 감이 저절로 떨어지기를 바라고 있는 사람들이다.


선거 7일 전까지 허용된 막판 여론조사들은 오세훈이 약 60% 대 30%, 더블스코어로 박영선에 앞서가고 있다. 내곡동 의혹 공세 이전보다 오세훈 쪽으로 지지가 더 기울었다. 부동산 등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위선, 무능함에 대한 실망, 분노에 LH(한국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개발 정보 이용 투기 사태가 오세훈의 내곡동 의혹 따위에는 미동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논객 진중권이 “네거티브, 백날 해봐라, 통하나. 막대기를 세워놔도 당선될 판”이라고 말한 대로다. 민주당은 그래도 네거티브를 계속한다. 할 게 그것밖에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그것뿐이기 때문이다.


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지지 후보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유권자들이 80~90%다. 민주당은 0점 시험 성적표를 예고 받고도 그것이 100점짜리로 바뀌는 기적을 바라고 있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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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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