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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경영권 이어 유동성 위기 극복으로 비상(飛上) 나선다


입력 2021.04.04 06:00 수정 2021.04.04 02:24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3자연합 해체로 경영권 분쟁 종료...지배력 강화

아시아나항공 인수 속도에 자본확충에도 전력

코로나19·항공산업재편 속 그룹 재도약 과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오는 24일 취임 2주년을 맞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지속돼 온 경영권 위협을 제거한 가운데 이제 유동성 위기 극복에 전력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위기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자본 확충에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에 박차를 가해 코로나19로 거세지고 있는 항공산업 재편 속에서 본격적인 비상(飛上)에 나선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지난 1년 3개월에 걸쳐 진행돼 온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승리로 이끌면서 취임 이후 지속돼 온 경영권 위협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은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이 선친의 공동경영 유훈을 지키지 않는다며 반기를 들면서 본격화됐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월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과 반(反) 조원태 연대를 기치로 3자연합을 형성하고 사실상 조 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지난해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는 3자연합이 제안한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부결되고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건이 가결되면서 3자연합의 첫 공격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후에도 3자 연합의 공세는 계속됐다.


3자연합은 한때 한진칼 지분율을 45.23%까지 끌어올리며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율(41.4%)을 상회하며 조 회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일 3자연합간의 주식 공동보유계약 해지가 발표됐고 이들간 연합의 해체가 공식화되면서 경영권 분쟁은 조 회장의 승리로 귀결됐다.


KDB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에 매각하는 것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한진칼 지분 10.66%를 확보하면서 조 회장측의 우호 지분이 늘면서 3자연합은 경영권 다툼을 이어갈 동력과 감시자로서의 명문을 모두 상실하게 됐기 때문이다.


조 회장으로서는 1년 넘게 이어온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면서 그룹 내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주도권을 갖고 그룹의 성장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왼쪽)과 아시아나항공.ⓒ데일리안DB

◆ 취임 2주년 맞는 조원태, 아시아나 인수-유동성 위기 극복 과제


오는 24일로 취임 2주년을 맞은 조원태 회장 앞에는 현재 진행 중인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순조롭게 진행하면서 대한항공을 비롯한 그룹의 유동성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는 과제가 놓여 있다.


조 회장은 지난해 현대산업개발(HDC)이 중도 포기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선언하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제 2의 도약 준비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대한항공이 전 세계 10위권의 초대형 항공사(메가 캐리어·Mega-Carrier)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유상증자를 통해 인수 자금은 마련한 상태로 내년 인수를 통해 오는 2024년 통합항공사 출범을 목표로 한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 전략(PMI)’을 산은에 제출하는 등 절차가 착착 진행 중이다.


또 지난 2월 터키에서 기업결합 승인이 이뤄진데 이어 국내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 전 세계각국 경쟁당국들의 기업결합심사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황 악화 속에서도 영업이익 2838억원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 항공사들 중에서도 이례적인 영업흑자 달성으로 여객 수요 부진을 대체하기 위해 화물 운송 강화를 돌파구로 삼은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차입금은 15조2642억원으로 부채비율도 634%에 달한다. 올해도 코로나19 여파가 여전한 상황이어서 화물 운송 비중 강화로 여객 수요 부진을 대체해 나간다는 계획이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실적 회복은 불가능에 가까운게 현실이다.


이에 주력 업종인 항공업황의 부진으로 그룹 전체에 닥친 유동성 위기 극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자구계획 차원에서 지난해 유휴 자산과 기내식 사업을 매각한데 이어 올해에는 자본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 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3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데 이어 이달에는 최대 3000억원의 회사채도 발행할 계획이다.


유상증자 금액 중 1조 5000억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활용하고 나머지 1조8000억원은 채무 상환에 활용한다. 회사채 발행으로 확보한 자금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서울시

◆ 유상증자에 회사채 발행...송현동 부지 매각도 마무리 단계


자본 확충의 핵심 방안 중 하나로 꼽혀온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도 지난달 31일 서울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과 서면 합의 방식으로 조정서에 서명하면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대한항공 자회사 왕산레저개발 매각으로 계획보다 다소 지연됐지만 추진 의지가 강해 연내에는 성사될 것으로 기대된다. 왕산레저개발은 인천 영종도의 레저 시설인 왕산마리나를 운영 중인 기업으로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지난해 11월 칸서스자산운용과 미래에셋대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이후 그동안 협의를 진행했지만 본계약에 이르지는 못했다. 회사는 올 상반기 내로 매각 대금으로 약 1300억원 가량을 추가확보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다소 미뤄질 수 밖에 없게 됐다.


또 이와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윌셔그랜드센터도 일부 지분 매각을 위한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윌셔그랜드센터 지분 일부를 매각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호텔 사업 부진에 따라 매각 협상이 중단된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 위협의 고비는 넘겼지만 항공 업황 부진의 돌파구를 모색해 실적 개선과 유동성 위기 극복을 이뤄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며 “코로나 이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차질없이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진그룹은 오는 8일 경기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에서 고 조양호 회장 2주기 추모식을 진행한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회사 차원의 별도의 행사는 개최하지 않는 대신 조원태 회장 등 가족들과 그룹 관계자들이 참석해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 중구 한진빌딩 전경.ⓒ연합뉴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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