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 방문 마치고 페이스북에 입장 발표
'봄이 지다' 표현으로 에둘러 패배 인정
"회초리 들어준 시민들 마음도 받겠다"
"연초록 잎 보면 성찰의 시간 갖겠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천만시민의 새로운 봄을 정성껏 준비했지만 그 봄이 지고 말았다"며 선거 결과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박 후보는 8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진심이 승리하길 염원한 시민들께 끝없는 감사를 드리며 엎드려 큰 절 올린다. 회초리를 들어주신 시민들의 마음도 제가 모두 받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후보는 '목련이 지는 것을 슬퍼하지 말자. 피었다 지는 것이 목련뿐이랴. 기쁨으로 피어나 눈물로 지는 것이 어디 목련뿐이랴'는 박용주 시인의 시 '목련이 진들' 일부를 인용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이제 새로 피어나는 연초록 잎을 보며 깊은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 성원에 깊이 깊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를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난 박 후보는 "진심이 승리하길 바라면서 끝까지 응원해주셨던 시민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또 회초리를 들어주신 시민 여러분께는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가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직접적으로 패배를 인정하거나 승복하는 내용의 발언은 없었다.
당초 박 후보는 김태년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면담을 마친 뒤 당사 2층에 마련된 상황실에서 입장을 밝힐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민주당의 예상보다 더 큰 격차로 패하는 것으로 나오자 일정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8일 오전 0시 30분 기준 서울시장 재보선 개표율이 60%를 넘은 가운데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56.9%, 민주당 박 후보 39.9%를 각각 득표한 상황이다. 박 후보는 서울 강북구를 제외한 모든 구에서 오 후보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