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도중 육성 응원 금지 원칙 어긴 중국팬들
다가올 원정서는 더욱 극성스러운 응원 걱정
“짜요(加油), 짜요!”
지난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축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 경기는 단 1장 남은 올림픽 본선행 출전권을 놓고 벌이는 경기라 시작 전부터 치열한 접전이 예고됐다. 시종일관 팽팽한 긴장감 속 펼쳐진 경기는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대표팀이 1-2로 패하면서 다가올 원정 2차전에 대한 부담을 안게 됐다.
선수들의 땀과 열정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다름 아닌 중국 팬들의 육성 응원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의거해 일부 관중의 입장을 허용했고 한국과 중국을 응원하기 위한 1091명의 팬들이 관중석에 거리를 두고 착석했다.
경기의 중요도가 높았던 만큼 팬들의 응원도 서서히 고조되기 시작했는데 전반 20분경, 중국 응원석에서 난데없는 “짜요, 짜요”의 응원 구호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짜요’는 ‘힘내’라는 뜻의 중국어로, 축구는 물론 중국 대표팀이 경기를 할 때 자주 들을 수 있는 응원 구호다(한국의 ‘대~한민국!’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응원의 적절성 여부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이번 올림픽 플레이오프는 물론 국가대표팀 간 경기에서 코로나19의 비말 전파 감염을 막기 위해 육성 응원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경기 전부터 전광판을 통해 중국어로도 이를 충분히 안내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급기야 결승골이 터졌던 후반 26분 페널티킥 상황에서도 “짜요”가 울려 퍼져 한국 선수들과 홈팬들의 신경을 자극했다.
일부 중국 팬들의 몰상식한 응원은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매우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전 세계에 극성 중인 코로나19의 시작이 어디였는지를 감안하면 민폐도 이런 민폐가 있을 수 없다.
콜린 벨호는 다가올 중국 원정 2차전을 치르기 위해 9일 오후 상하이로 출국했다. 플레이오프는 홈&어웨이의 1~2차전 방식이기 때문에 지난 홈 경기는 사실상 전반전이었던 셈이다. 다만 안방에서 2골을 내주고 패했기 때문에 다득점 승리만이 도쿄행 티켓을 따낼 유일한 길이다.
만약 중국축구협회가 2차전서 관중 입장을 허용한다면 그 규모에 따라 1차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극성 응원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규정이 뚜렷함에도 이를 지키지 않는 비신사적인 응원 문화가 대표팀 선수들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벌써부터 우려의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