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15일 '2020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발표
전체 피해 감소 불구 메신저피싱·대출빙자사기 여전
지난해 보이스피싱 전체 피해규모는 감소했지만 자녀를 둔 50대와 60대 여성들이 자녀를 사칭한 메신저피싱 범죄에 속수무책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4050 남성들은 대출형 피싱사기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보이스피싱 피해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규모는 2353억원(2만5859건)으로 1년 전보다 65%(4367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같은 보이스피싱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자녀나 지인을 사칭한 메신저피싱은 크게 늘어났다. 실제로 가족·지인 등을 사칭한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전년 대비 9.1% 늘었고 전체 피해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5.9%로 전년대비 10.8%p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령대 분포도를 보면 50대(43.3%)와 60대(42.5%) 피해가 전체의 85.8%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칭형 메신저피싱 피해의 경우 50~60대 여성이 가장 취약했다. 사칭형 피해금액은 여성 비중이 전체의 64.5%로 남성(35.5%)보다 높았고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의 비중이 48.3%로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반면 대출빙자형 사기피해는 주로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4050 남성들이 취약했다. 지난해 대출빙자형 피해금액은 남성 비중이 61.2%로 여성(38.8%)보다 높았고 연령별로는 4050의 비중이 65.0%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성별과 연령을 모두 감안할 경우 4050 남성 비중이 38%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은행 창구나 ATM기기를 주로 이용하던 과거과 달리 최근에는 비대면 거래 강화에 따른 모바일과 인터넷뱅킹을 통한 피해금 이체가 부쩍 늘었다. 피해금 이체 채널별 비중은 모바일・인터넷뱅킹이 75.2%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창구・ATM 13.5%, 텔레뱅킹 4.8% 순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이같은 보이스피싱 피해 방지를 위한 취약계층 및 연령대별 맞춤형 홍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우선 50대와 60대 여성 피해자가 많은 사칭형 메신저피싱에 대응하기 위해 언론 등을 통해 실제 피해사례 등을 집중 홍보하기로 했다. 또 대출형 보이스피싱에 취약한 4050 남성에 대해서는 금융회사의 대고객 안내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더불어 금감원 홈페이지 '보이스피싱 지킴이'에 연령별, 성별 피해유형 사례를 발굴해 신종수법이 출현하거나 보이스피싱 증가 조짐이 나타날 경우 소비자 경보를 발령해 피해 확산을 막기로 했다.
이밖에도 금융회사 차원의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해 계좌개설절차를 강화하고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관련기관과 공조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메신저피싱 문자메시지가 무차별적으로 발송되고 있고 이로 인한 피해도 크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사기수법과 대응요령을 숙지하고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만큼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한 '무조건 거절' 5계명을 명심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