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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민혜병 본부장 “스마트콜 강자 KT, 고객 생활에 ‘디지털’ 이식”


입력 2021.04.20 06:00 수정 2021.04.20 04:58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통화’로 비대면 인증 시장 노크…피처폰도 사용 OK

고객 일상 속에 스며든 ‘디지코’…B2B 사업기회 확대

민혜병 KT 엔터프라이즈부문 서비스DX본부장(상무).ⓒKT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상이 변화했다. 마스크 없이는 대부분의 건물에 출입할 수 없으며 반드시 방문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KT는 비대면 시대를 맞아 자사 ‘통화 서비스’를 앞세워 비대면 인증 사업에 뛰어들었다.


KT 사업의 출발점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QR 코드’ 등 비대면 사회에서 등장한 새로운 기술들을 사용하기 어렵다는 고객의 목소리였다. 이에 KT는 복잡한 절차 없이 전화 한 통으로 출입 인증이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고객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관련 서비스를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는 것의 회사의 목표다.


민혜병 KT 엔터프라이즈부문 서비스DX본부장(상무·사진)은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KT는 통신 서비스를 기반으로 고객 생활에 ‘디지털’을 입혀 삶을 편리하게 만드는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를 지향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앞당긴 비대면 시대에는 어떻게 하면 회사의 자산인 통화서비스를 활용해 고객의 비대면 생활을 지원할 것인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앱 사용 어려워”…고객 목소리 듣고 개발한 ‘080 콜체크인’


KT가 가장 먼저 개발한 것은 ‘080 콜체크인’이다.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은 전화 한 통으로 방문자 등록을 할 수 있다. 매장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은 고객 출입내역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민 본부장은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한 지난해 여름, QR 코드를 사용하기 어렵다는 어르신과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객의 목소리를 듣게 됐다”며 “수기로 방문 기록 시 개인정보 유출을 걱정하고 있다는 점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당을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은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들의 출입내역 관리가 어렵다는 고충을 알게 됐고, 이런 고객의 목소리가 상품을 만드는 시작이었다”고 언급했다.


KT는 080 콜체크인처럼 회사가 보유한 상품에 고객의 목소리를 반영하면 고객들에게 편리함과 만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를 계기로 KT의 통신서비스 기반에 디지털을 연결한 출입인증, 알림 플랫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한 야구 팬이 경기도 수윈KT위즈파크 입장을 위해 KT ‘080 콜체크인’으로 출입 등록을 하고 있다.ⓒKT

◆ 스마트폰 없는 디지털 소외계층 “QR이 뭔데”…전화 한 통이면 끝


KT 비대면 플랫폼 서비스의 강점은 디지털 소외계층까지 모두 고려했다는 것이다. 별도의 스마트폰 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고,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도 사용 가능하다. 080, 060 등 통신서비스를 활용한 플랫폼 서비스들은 매장에 080 전화번호만 있으면 된다.


최근 KT가 내놓은 ‘스마트 헌금콜’도 마찬가지다. 060으로 시작되는 교회 전화번호를 누르면 신자들이 편리하게 헌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민 본부장은 “종교집회 제한으로 교회나 사찰에 헌금하기 어려워졌다”며 “교회의 계좌번호를 몰라도 헌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 방문 인증이나 헌금 등의 서비스 외에도 개인정보 활용을 동의한 방문객이나 신자들의 정보분석을 통해 맞춤형 안내·홍보 등 추가적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소상공인은 방문한 고객의 성별·지역·연령·취향 등 정보를 통해 타깃 고객을 선정하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등 영업 전반에 활용할 수 있다.


KT 080 콜체크인 서비스는 지난해 말 일평균 20만콜에서 이달 기준 하루 최대 160만콜(일평균 130만콜·40만회선)로 확대되고 있다. 상반기 내 일평균 200만콜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 이용자 ‘호평’ 일색…지난해 말 대비 이용률 6배 이상 증가


현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일례로 한 야구팬은 지난 3일 개막된 프로야구를 보기 위해 야구장에 입장하며 080 콜체크인을 이용했다. 민 본부장은 해당 고객이 KT 홈페이지를 통해 “야구장에 들어갈 때 QR 등록을 생각해서 일찍 갔는데, 콜체크인을 하니 일찍 올 필요도 없고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며 “짱 좋아요”라는 글을 남겼다고 뿌듯해했다.


또 다른 사례는 스마트헌금콜을 이용한 한 신자의 의견이었다. 민 본부장은 “연배가 높은 해당 고객은 코로나19로 인해 교회에 가기도 걱정스럽고, 헌금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교인으로서 맘이 편치 않았던 것 같다”며 “온라인으로 헌금을 하려니 노안으로 계좌번호 입력이 어려웠는데, 전화번호 11자리만 입력하면 되니 참 편했다는 의견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현재 국내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600명대를 기록하며 ‘4차 대유행’의 기로에 서 있다. KT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예전처럼 돌아가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범위와 규모의 차이는 있겠지만, 비대면 시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편의점이나 프랜차이즈 등 무인매장은 코로나19 국면과 관계없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KT는 전화 인증을 무인매장 출입 인증 서비스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민혜병 KT 엔터프라이즈부문 서비스DX본부장(상무).ⓒKT

◆‘4차 대유행’ 기로…고객 일상 바꾸는 서비스로 ‘국민기업’ 보답


민 본부장은 “080 콜체크인 서비스를 출입관리 서비스로 활용해 입장 시 080번호 발신 후 인증이 되면 인증확인 문자메시지 수신과 함께 잠금장치와 연계된 출입문을 열어 입장과 퇴장 고객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이미 코레일의 전국 매장인 ‘스토리웨이’에 활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무인화 매장 외에도 기업·공공기관·보안·군사시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출입관리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진화·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보이스피싱 방지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민 본부장은 “대부분의 보이스피싱 사례가 경찰청, 검찰청 등 수사기관과 금감원 등 금융기관을 집중적으로 사칭한다”며 “위 기관 발신전화에 대해 KT가 인증을 제공하고, 수신자가 쉽게 보이스피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KT는 자사 통신 인프라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약 4조원 규모의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민 본부장은 올해 비대면 확산으로 촉발한 디지털전환(DT) 분야에서 고객이 불편해하는 점을 살피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민 본부장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은 더욱 중요해지고 이에 따라 모든 산업 영역에서 디지털화가 더욱 확산할 것”이라며 “하지만 여전히 디지털이 불편하고 익숙하지 않은 고객들이 많다”고 우려했다.


이어 “KT는 080 콜체크인과 같이 기존 서비스에 편한 디지털을 입혀, 디지털을 불편해하고 어려워하는 고객들이 관련 서비스를 어디서나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디지코 KT의 따뜻함과 혁신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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