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부 주도 코로나 기원 재조사에
강한 불쾌감 표해…"과학자가 할 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추가 조사 지시를 계기로 중국 '우한 연구소'에 대한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 과학자들이 반박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1일 한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서 중국 과학자들이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코로나19 우한 연구소 유출설에 반박하는 서한을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저명 생물학자 등 18명의 과학자들이 사이언스에 서한을 보내 우한 실험실 유출 가능성 등을 심층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 등이 지난달 14일(현지시각) 보도한 바에 따르면, 18명의 과학자들은 서한을 통해 "최근 WHO(세계보건기구) 주도로 이루어진 조사는 실험실 사고 가능성에 대한 '균형 잡힌 고려'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WHO 연구팀은 올해 초 중국 측 전문가들과 함께 코로나19 기원을 조사한 뒤 "동물 전파와 실험실 유출 등 두 개의 가설 모두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중국 측은 해당 조사 결과를 내세우며 미국 정부 주도로 바이러스 기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내비치고 있다.
쩡광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유행병학 수석과학자는 "실험실 유출이 있었는지를 밝히는 것은 인간과 동물 간 감염을 추적하는 것보다 훨씬 쉽다"며 "실험실 유출이 있었다면 감염된 직원이나 오염된 환경 같은 증거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쩡광 수석과학자는 앞서 WHO 전문가들이 이미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를 방문해 모든 가능성을 검토했지만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야기는 그것으로 끝난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학자들이 해야 할 일을 정보기관에 맡기는 것은 어처구니없다"고 꼬집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전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기원을 찾는 것은 정보요원이 아닌 과학자가 할 일"이라며 "일부 국가의 뜻에 따라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발표한 성명에서 "미 정보당국이 두 가지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를 검토했지만, 결정적인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며 "최종 결론에 가까워질 수 있는 정보를 수집·분석해 90일 이내에 보고해 달라고 정보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미 보건당국 조사요원이 중국 현지를 방문하지 못해 코로나19 기원 조사가 방해를 받았다며, 중국 정부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