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사건 가짜뉴스' 관련 A씨 측 첫 고소
고소당한 유튜버 영상 삭제 후 채널명 변경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故손정민씨의 친구 A씨 측이 한 유튜버를 고소했다.
A씨 측 정병원 변호사(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는 1일 "유튜버 B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전기통신기본법 위반‧업무방해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한강 대학생 실종 사건 이후 확산된 '가짜뉴스'와 관련해 A씨 측의 고소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병원 변호사에 따르면 유튜버 B씨는 지난 31일 자신의 채널에 1분 48초 분량의 '#한강 대학생 실종 #고것을 알려주마'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는 정 변호사가 SBS의 정 모 기자에게 연락해 제작진이 A씨 측에 우호적인 내용을 방송해달라고 청탁하는 조작된 대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정 변호사와 정 기자가 서로를 '내 동생' '형님'이라고 부른 것처럼 꾸민 대화가 나오며, 영상 말미에는 이들의 사진을 나란히 두고 '왠지 너네들 너무 닮았다' '둘이 무슨 사이인지 밝혀야겠다'라는 자막이 나타난다.
이뿐만 아니라 '그알' 제작진이 대역을 써서 친구 A씨 아버지 인터뷰를 지어내고, 재연 영상을 실제 폐쇄회로(CC)TV 영상인 것처럼 방송했다는 내용도 꾸며냈다.
해당 영상은 17만회가 넘게 재생됐다.
이와 관련해 정 변호사는 "정 기자라는 분은 들어본 적이 없다. 저는 2남 1녀 중 막내로 동생이 없다"며 영상 내용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유튜버가) 유포한 허위사실은 매우 질이 좋지 않고, 손 씨 사건 발생 이후 지속해서 다수의 자극적인 동영상을 게시한 점을 보면 광고 수익이 목적인 것으로도 보인다"며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문제가 된 해당 영상에 한 누리꾼이 "사실 확인은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정 기자가 이 영상을 언급했다"고 댓글을 남기자 B씨는 "잘 알고 있다"며 "내로남불의 정석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들은 거짓방송 해도 되고, 유튜버는 영화 '내부자들' 생각나서 콩트 한편 만들어낸 걸 갖고 발작을 일으켰다"며 "진짜 뭐가 있나 싶게 생각하게 한다"고 또다시 의혹을 제기했다.
B씨는 또 다른 댓글에 "유독 이 영상에 악플이 많이 달려서 진짜로 내가 만든 영상에 뭔가 핵심적인 뭔가가 들어 있나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B씨는 2일 새벽 돌연 모든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2일 오전 11시 기준 해당 채널은 모든 영상이 내려갔으며 채널명, 프로필 등이 모두 변경됐다.
한편 정 변호사는 유튜브 운영사인 구글 측에도 내용증명을 보내 경찰 수사에 협조할 것 등을 요구했다면서 "저와 저희 로펌 소속 변호사들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한 이들은 반드시 고소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