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동향 2021년 6월호’ 통해 물가 전망
4월 이어 5월에도 정부 관리목표 2%대 넘어
원자재 수급 불균형·유가 상승 등 위험 요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농축수산물 가격과 국제유가의 높은 상승세로 5월 소비자물가가 4월 상승률(2.3%)보다 높은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KDI는 7일 발간한 ‘KDI 경제동향 2021년 6월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하고 “원자재와 중간재의 세계적 수급 불균형이 향후 경기 회복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급등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과 국제유가의 높은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4월 2.3%보다 높은 2.6% 올랐다. 기저효과에 따른 석유류 가격 기여도가 4월 0.52%p에서 0.83%p로 커지면서 5월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상품물가는 공업제품 가격을 중심으로 4.0%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4월(13.1%)에 이어 5월에도 12.1% 오르며 높은 상승세를 유지했다. 공업제품 가격은 석유류(23.3%)를 중심으로 4월(2.3%)보다 높은 3.1% 상승을 기록했다.
서비스물가는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폭이 지난달 보다 0.3%p 커진 2.5%를 기록하면서 전체 1.5% 올랐다.
경기는 제조업 개선세가 일시적으로 둔화했지만 서비스업 부진이 서서히 완화하면서 완만한 회복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전산업생산은 광공업과 서비스업이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전년동월대비 8.8% 증가했다. 이는 3월 5.7%보다 큰 폭의 증가율이다.
특히 광공업 생산 증가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4.4%에서 이달 12.5%로 늘어났다. 반도체 30.0%, 자동차 20.1% 등 주력 산업을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동월대비 8.4% 올랐다. 운수·창고업 15.8%와 도소매업 9.3% 등이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상승했고 금융·보험업도 12.3% 늘었다.
KDI는 “다만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의 높은 증가율에는 지난해 4월의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가 반영돼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조업 또한 기저효과로 출하는 13.5% 늘었지만 재고율 또한 3월 101.6%에서 4월 102.4%로 증가했다. 평균가동률은 74.9%에서 73.8%로 하락했다.
4월 현재 경기를 살펴볼 수 있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월 100.2에서 101.3으로 상승했다. 향후 경기 변동을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3.2에서 103.6으로 소폭 올랐다.
수출 호조로 제조업 심리지수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3월 83에서 4월 91, 5월 95, 6월 98까지 올랐다.
반면 비제조업 업황BSI는 3월 72에서 4월 78, 5월 81로 오르다 6월 다시 78로 하락했다. BSI는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보다 낮으면 경기 악화를, 100보다 높으면 경기 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KDI는 “대내외 여건을 고려하면 제조업 개선 흐름은 지속하겠지만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 회복세는 당분간 미약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특히 차량용 반도체와 철강 등 건설자재 수급 차질이 발생하면서 경기 회복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과 분석했다.
소비심리 개선에 따라 소매판매액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소매판매액은 3월 10.9% 상승에 이어 4월 8.6% 올랐다. 내구재와 비내구재가 각각 전년동월대비 7.7%, 4.2% 올랐고 준내구재도 22.0% 상승하며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기저효과를 바탕으로 8.4% 상승했다. 도소매업(9.3%)과 운수·창고업(15.9%), 숙박·음식점업(8.3%) 등이 상승을 이끌었다.
5월 소비자심리지수는 4월보다 3.0p 상승한 105.2를 기록하며 지속적인 상승을 이어갔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증가세가 커졌다. 4월 설비투자는 3월 보다 높은 16.8% 증가율을 기록했고 특히 기계류(23.9%)와 반도체 관련 특수산업용기계(43.6%), 일반기계류(34.2%)를 중심으로 올랐다.
운송장비는 자동차가 4% 줄었지만 기타운송장비가 4.5% 증가하면서 전년보다 0.6% 감소하는 데 그쳤다.
5월 자본재 수입액은 3월 33.8% 오른 데 이어 4월 16.1% 증가했다. 기계류 수입액이 전년대비 15.6% 늘고 운송장비도 43.8% 증가했다.
6월 한국은행 설비투자 BSI 전망치는 3월보다 1p 낮아진 98을 나타냈다.
건설투자는 선행지표 개선과 조업일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건설자재 수급 차질 등으로 회복이 지연되는 모습이다.
5월 수출은 대외여건 개선과 기저효과 반영으로 전년대비 45.6% 늘었다. 4월 41.2%에 이어 높은 증가율을 보인 것으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주요국들이 봉쇄조치를 취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KDI는 “기저효과를 배제한 계절조정 전월대비 일평균 수출액도 6.8% 늘어나 수출 개선 흐름은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수입은 1차 산품(87.0%)과 중간재(34.4%)를 중심으로 37.9% 늘었다. 유가 상승에 기인해 원유수입액이 165.8% 늘었고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도 460.3%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29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교역조건은 유가 상승으로 마이너스(-) 0.6%로 나타났다.
노동시장은 취업자 수가 기저효과로 인해 양적으로는 크게 늘었지만 질적 측면을 고려하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4월 취업자 수는 전년동월대비 65만2000명 늘어 3월 31만4000명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직이 47만6000명 늘어났고 서비스직과 전문가는 각각 7만4000명, 11만5000명 많아졌다. 판매직은 코로나19 영향으로 12만명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