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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의 혜윰] 도쿄올림픽 보이콧과 표퓰리즘


입력 2021.06.08 07:00 수정 2021.06.07 22:36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도쿄올림픽서 독도 분쟁화 공론화, 웃음짓는 것은 日

정치인들의 올림픽보이콧 주장, 한국에 과연 이득일까

독도 전경 (자료사진) ⓒ울릉군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은 매 순간 한국을 화나게 한다. 일본과 질긴 역사의 시간을 보낸 우리는 더 이상 어떤 것도 뺏기고 싶지 않다. 당연히 내 것이 마땅한 것을 내 것이라고 설명해야하는 자체에 분노를 느낀다. 그래서 독도문제는 반일감정의 정점에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일본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다. 지난 3월 일본 문무과학성 발표에 따라 일본 고등학생 대부분은 이제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내용이 담긴 교과서로 공부한다. 올해 일본 외교청서에서도 독도 억지주장을 반복했다. 이것도 모자라 전 세계 관심이 집중되는, 정치적 이슈화가 금지되는 올림픽 무대에서도 일본은 독도를 다케시마라고 우긴다.


한국은 또 다시 분노했다. 유력 대권주자들의 도쿄올림픽 보이콧 주장은 이런 상황에서 나왔다. 마음만 같아서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 보이콧을 유도하고 싶은 심정이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같은 마음일 것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도쿄올림픽 보이콧을 해야한다는 국민의견이 모두 과반을 훌쩍 넘었다.


그러나 올림픽 보이콧은 감정적으로 접근할 문제만은 아니다. 공식적으로 독도는 한국영토다. 일본이 원하는 것은 국제무대에서 독도 분쟁화를 공론화 시키는 것이다. 전 세계인이 지켜보는 올림픽에서 독도문제가 이슈화된다면, 슬며시 웃음짓는 쪽은 일본이다. 정치인들이 이를 계산하지 않았을리 없다.


침묵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만약 독도문제가 세계에서 공론화 돼야 하는 상황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 주도 하에 이뤄져야 한다. 일본이 설계하고 의도하는 것에 우리가 끌려다녀서는 안된다. 도쿄올림픽은 좋은 시점이 아니다.


도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에 성화봉송 코스를 소개하는 일본 전국지도(좌), 화면을 확대하면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한 모습(우측 빨간색 원) ⓒ 서경덕 교수 연구팀

그렇다고 일본이 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지도에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것을 두고만 보고 있을 수는 없다. 우리정부와 정치인, 민간단체는 각자의 방식대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정부에 항의하면 된다. IOC 중재에 따라 우리 역시 지난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기하지 않았다. IOC도 언제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정치인들의 도쿄올림픽 보이콧 발언은 표퓰리즘의 끝판왕이라고 지적한다. 한 한일관계전문가는 독도에는 이념도 성별도 지역도 없이 한국인이 단결되기에 정치인들이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고 씁쓸해했다. 도쿄올림픽 보이콧은 과연 독도를 위한 최선의 방법일까. 우리의 독도를 지키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일지 정치인들이 진정으로 고민해 볼 때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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