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1300여명의 나체 영상을 녹화한 뒤 유포한 이른바 '남성판 n번방' 사건 피의자 김영준(29)이 얼굴을 공개했다.
11일 오전 8시께 검찰에 송치되기 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영준은 "영상 녹화를 왜 했나"는 취재진 질문에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고, 앞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답했다.
"피해자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질문엔 거듭 "정말 죄송하다"고 답했다. "공범이 있었냐"는 물음엔 "혼자 했다"고 말했다. 김영준은 '범죄 수익은 어디다 섰냐' 등 이어진 질문엔 대답하지 않고 1분간 포토라인에 머무르다 차량에 올랐다.
김영준은 채팅 앱 등에 여성 사진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해 온 남성들과 영상통화를 하며 이들의 음란 행위를 녹화·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영준은 미리 확보해둔 여성 음란영상을 송출하는 동시에 음성 변조한 대화를 하며 1300여명의 남성들을 속여 범죄를 저질렀고, 이 중에는 아동·청소년 39명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이 압수한 녹화 영상만 2만7000여개로, 용량은 5.6테라바이트(TB)에 달했으며 일부 영상파일 제목에는 피해 남성들의 직업, 실명이 기재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 사건을 서울청으로 이첩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9일 신상공개 위원회를 열고 김의 실명과 나이, 사진 등 신상을 공개했다.